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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노르트스트림 가스 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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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9-29 23:17:04 수정 : 2022-09-29 23: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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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트스트림은 유럽 북부 발트해 해저를 관통하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이다. 가스관은 27∼41㎜ 두께의 강철과 60∼110㎜ 고강도 콘크리트로 둘러싸여 있다. 웬만한 충격은 견딜 수 있게 설계돼 있다. 2011년 만들어진 1222㎞ 길이의 노르트스트림1은 러시아 비보르크에서 독일 루브민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유럽의 서부와 남부의 주 파이프라인으로 연결돼 가스가 각 국가에 공급되고 있다. 러시아 국영기업 가스프롬의 자회사 노르트스트림 AG가 소유·운영한다. 유럽은 천연가스 사용량의 40% 이상을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있다.

유럽의 러시아 천연가스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져 우려를 낳았다. 지난해 9월 완공된 노르트스트림2는 러시아 우스트루가로부터 독일 그라이프스발트까지 천연가스를 수송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 논란으로 개통이 미뤄지다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제재로 가동이 아예 불발됐다. 노르트스트림2 AG는 미국의 제재 및 독일의 승인 취소로 지불불능 상태가 되면서 결국 파산 신청을 했다.

노르트스트림1·2의 전체 4개 수송관 중 3개에서 대형 가스 누출 사고가 지난 26, 27일 잇따라 발생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가스관 개통 후 이번처럼 누출 사고가 한꺼번에 발생한 건 처음이다. 언제 복구될지 예상하기도 어렵다고 한다. 덴마크 보른홀름섬 인근 해상 등 사고 발생 지점에서는 지름 1㎞에 달하는 대량의 가스 거품이 수면 위로 부글부글 치솟아 올랐다. 가스 누출 당시 파이프 인근에서 각각 규모 2.3과 2.1의 강력한 수중 폭발이 감지돼 의도적인 공격일 가능성이 크다.

누출 사고 원인과 배후를 놓고 유럽연합(EU)과 러시아가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서방 제재에 맞서 가스를 무기화한 러시아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군이 수중 드론을 이용해 바다에 폭파장치를 떨어뜨린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하지만 러시아는 “멍청하고 터무니없는 이야기”라며 유엔 안보리 소집을 요청했다. 이유 없는 도발은 없다. 가스관 파괴로 가장 큰 이득을 얻는 나라가 범인 아닐까. 우리나라도 에너지 안보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채희창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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