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내곡지구 보금자리주택사업의 개발이익이 약 1조3000억원으로 평가됐다고 22일 밝혔다. 공공임대·장기전세 주택의 자산가치가 대폭 상승한 영향이다.
SH공사의 내곡지구 사업 평가 결과에 따르면 주택 공급과 민간 택지 10만3306㎡(전체면적의 12.7%)를 매각해 공사는 총 1조3036억원의 개발 이익을 거뒀다.

SH는 내곡지구 6개 단지를 2012∼2015년 공급했다. 공급 물량은 분양주택 2214호, 임대주택 2138호(장기전세 1028호·공공임대 1110호)다. 이 중 여전히 SH가 소유한 임대주택의 자산가치가 1조2953억원에 달해 개발이익이 크게 늘었다. SH는 2012년 사업 타당성 분석을 할 때는 임대주택 취득·공시가격을 포함하지 않고 개발이익을 2465억원으로 추정했다.
공사는 개발 이익이 늘어난 데 대해 “2009년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의 장기전세주택 의무건설 방침에 따라 공공임대주택 의무비율을 25%에서 50%로 올려 공공임대주택을 많이 공급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절반 가량을 분양하지 않고 임대주택으로 보유한 결과 부동산 시세 상승에 따라 자산가치가 커졌다는 설명이다.
내곡지구 택지조성원가는 3.3㎡당 890만원이나 내곡지구에서 공사가 소유한 전용 84㎡ 공공주택의 3.3㎡당 토지가격은 7950만원으로 10배 가까이 올랐다. SH 소유 전용 84㎡ 공공주택의 시세는 현재 세대당 약 18억원, 세대당 토지 추정 가격은 약 14억원으로 평가됐다.
투자비는 2조355억원으로 보상비, 간접비, 금융비용 상승으로 2012년 사업성 검토 때보다 2156억원이 더 들었다.
SH공사는 내곡지구에 땅은 공공이 소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건물분양주택(토지임대부 주택)을 공급하는 것을 가정하고 분석해보니 개발이익이 더 늘었다고 밝혔다.
내곡지구 분양주택 2214호를 건물분양주택으로 전환했을 경우 현금 사업수지는 2877억원으로 줄지만, 공사가 소유한 토지의 자산가치가 증가해 개발이익은 2조3896억원(공시가격 기준)으로 오히려 증가했다.
이 때 용적률을 450%로 높이면 건물분양주택을 8960호 공급할 수 있고, 토지 자산가치 증가, 현금사업 수지 개선으로 개발이익은 3조1628억원(공시가격 기준)까지 불어났다. 이 경우 전용 59㎡ 기준 분양가는 2억6000만원으로 추산됐다.
김 사장은 “공공임대를 공급하면 손해라는 얘기는 이해가 안 간다”며 “건물만 받는 시민도 (일반분양주택보다) 저렴한 가격에 집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SH는 향후 토지는 임대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건물분양주택을 중심으로 공급할 방침이다. 김 사장은 “구룡마을 등 새로 개발할 곳은 용적률을 최대한 높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건물만 분양할 준비는 끝났다”며 “꽤 많은 물량을 준비했지만 관련 법이 개정되지 않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건물분양주택에 10년 거주하고 나면 시장 거래를 허용해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국토교통부에 건의한 상태다. 현재는 토지임대부 주택을 팔 때 공공에만 팔 수 있고, 1년 만기 정기예금금리 수준의 이익만 허용된다.
공사는 아울러 건물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사업타당성 분석 기준과 지방공기업 회계기준 등에 대한 제도 개선도 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현재는 부동산 가격 변동에 따른 공정가격을 인정하지 않아 사업타당성 검토 시 사업성 부족 및 회계결산 손실 등이 발생하고 있다는 게 공사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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