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 이래 최고인 92.5% 기록
20대 40%는 “통일 되지말아야”
美 친밀·中 경계 경향은 여전

국민 10명 중 9명 이상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북한이 선제 핵 공격을 골자로 한 핵 독트린(교리)을 법제화하고 제7차 핵실험도 임박했다는 관측 속에서 국민들은 북한의 비핵화를 비현실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이 22일 공개한 ‘2022 통일의식조사’에 따르면 ‘북한의 핵 포기가 불가능하다’는 응답률은 92.5%다. 연구원이 2007년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다. ‘북한의 무력도발 가능성이 있다’고 본 응답도 지난해 56.3%에서 올해 60.9%로 상승했다. 남한의 독자적 핵무장론에 대한 찬성 의견은 지난해보다 10%포인트 오른 55.5%였다. 이 역시 관련 조사 이래 최고치다.
북한을 포함한 주변국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는 최근 몇 년간의 흐름과 비슷하다. 미국을 가깝게 여기고 중국을 경계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어느 나라를 가장 가깝게 느끼느냐’라는 문항에 응답자의 80.6%가 미국을 꼽았다. 북한이 9.7%로 뒤를 이었고 일본(5.1%), 중국(3.9%), 러시아(0.5%) 순이었다. 북한을 일본, 중국보다 더 가깝게 느끼고 있는 것이다.
‘어느 나라가 한반도 평화에 가장 위협적인 나라이냐’라는 문항에는 응답자의 44%가 중국을 지목했다. 북한은 36.9%였고, 러시아가 8.5%, 일본이 7.3%였다. 미·중 전략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한국이 취해야 하는 입장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54.0%가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답했다. ‘미국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률은 39.9%였고, ‘중국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6.1%에 그쳤다.
한편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46.0%로 지난해(44.6%)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특히 20대의 경우 ‘필요하다’는 응답률은 27.8%, ‘불필요하다’는 39.6%로 대비를 보였다. ‘통일되지 말아야 할 이유’로는 ‘경제적 부담’(34.1%), ‘정치체제의 차이’(21.5%), ‘통일 이후 생겨날 사회적 문제’(20.3%) 등의 순이었다. 이번 조사는 연구원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7월 1∼25일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일대일 면접조사한 결과다. 표본오차는 ±2.8%, 신뢰수준은 9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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