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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좌파진영, 여성폭력 의혹에 ‘흔들’

입력 : 2022-09-23 06:00:00 수정 : 2022-09-23 07:46:30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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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당 대표·LFI 의원 잇따라 물의
도덕성 타격… “위선자들” 비난 봇물

지난 총선에서 제1야당으로 도약한 프랑스 좌파·녹색 연합 뉘프(NUPES·신생태사회민중연합)가 당 지도부 인사들의 여성폭력 의혹으로 위기에 빠졌다. 사안 처리 과정에서 소속 의원 감싸기 논란도 일었다.

녹색당 쥘리앵 바유 공동대표. EPA연합뉴스

21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녹색당 쥘리앵 바유 공동대표는 옛 연인을 정서적으로 학대했다는 의혹으로 일시 직무정지 처분을 받았다. 바유를 둘러싼 잡음은 이미 7월 불거졌지만 당은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 녹색당 여성 의원이 19일 TV에 나와 “여성의 정신건강을 파괴할 수 있는 행동 때문에 바유의 옛 연인이 우울증에 빠졌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뒤 여론이 들끓자 뒤늦게야 정직 처분이 내려졌다. 당은 조사가 두 달째 질질 끄는 이유에 대해 “증언을 수집하고 필요한 결정을 내리려면 차분함과 시간이 필요하다”고 해명했다.

 

극좌 성향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소속 아드리앵 카테낭 의원도 앞서 18일 이혼을 요구하는 아내에게 폭력을 행사했다는 언론 폭로 후 보도 내용을 시인하며 당 조정역에서 물러났다. 이 과정에서 장뤼크 멜랑숑 LFI 대표는 “경찰의 악의, 언론의 관음증, 소셜네트워크”가 둘의 이혼에 개입하고 있다며 ‘카테낭의 존엄과 용기에 경의를 표하고 그를 신뢰한다’고 밝혀 타오르는 비난 여론에 기름을 끼얹었다. 멜랑숑 대표는 뒤늦게 “폭력은 어떤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다”고 수습에 나섰지만 진보 정당이자 페미니즘 옹호 정당의 도덕성엔 치명상을 입었다.

 

LFI가 주도적 역할을 하는 뉘프는 지난 6월 총선에서 하원 전체 577석 중 135석을 차지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범여권연합 ‘앙상블’(245석)의 과반 확보를 저지하며 원내 제2당으로 약진했다. 프랑스 정치권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공세를 펼쳤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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