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목장주 김모씨, 말들 데려와 치료하고 먹이 공급하며 보살펴
일부 말들은 동물보호단체가 구조해 김씨에게 인계

경마장이나 승마장, 목장 등에서 사용된 후 방치되는 말들을 제주도에서 거주하는 한 남성이 데려다 키우는 현장이 공개됐다.
지난 20일 방영된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일이’ 1198회에서는 제주도의 한 목장에서 말 35마리를 보살피는 김모씨(49)의 이야기가 소개됐다.
김씨는 목장 구역을 나누고 서열, 종 등으로 말들을 구분해 키우고 있었다.
김씨는 “말 1마리 당 약 1200평의 땅이 필요하다”며 “68만평의 목장에 방목해 보살피고 있다”고 전했다. 김씨는 35마리의 모든 말들에게 ‘올란’, ‘마야’, ‘아톰’ 등 이름을 붙여 키우고 있었다.
김씨에 따르면 이 말들은 대부분 사람에게 사용된 뒤 도축될 예정이거나 유기된 채 발견됐었다.
그는 “목장에 있는 말들 중에는 퇴역 경주마들이나 도축마들이 많다”며 “이 말들은 경마장이나 승마장, 목장 등에서 사용되다 용도가 없어짐에 따라 버려지거나 살처분을 앞두고 있었다”고 말들의 상황을 설명했다.
김씨는 “특히 ‘울란’은 발견 당시 한 축사에 방치돼있었다”며 “일부 조련사들은 사육 초기 말의 기를 꺾기 위해 몽둥이로 때리기도 한다. 울란은 몽둥이에 맞아 눈이 충혈되자 훈련이 안된다며 도축을 당할뻔 했었다”고 사연을 전했다.

한편 이 목장의 말들 중에는 동물보호단체 ‘동물자유연대’가 관련 제보를 받은 후 김씨에게 인계한 경우도 있다.
지난달 21일 동물자유연대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충남 부여의 한 폐목장에 말 4마리가 방치돼있다는 제보를 받고 현장을 찾았다고 전했다.
동물자유연대에 따르면 폐목장에 도착했을 당시 말 1마리는 이미 죽어있었고, 나머지 3마리 역시 물과 먹이를 먹지 못한 채 생활하고 있었다.
연대는 마사회 말보건원 등과 함께 말들의 구조에 착수했다. 구조 중 1마리는 죽고, 생존한 2마리가 21일 심야에 제주도로 옮겨져 김씨의 목장에 도착한 것이다.
이 두마리의 말들은 방송에서 ‘꼬맹이’와 ‘자이언트’라는 이름으로 소개됐다.

김씨는 들개 공격으로 골반 부위가 크게 훼손된 꼬맹이에게 소독약을 살포했고, 왼쪽 뒷다리가 부은 자이언트에게는 압박 붕대를 감아 부종을 빼는 치료를 했다.
김씨는 그 외에도 약 20㎏의 사료를 쏟아부어 먹이를 주거나 일부 말에게는 식성을 고려해 당근을 제공하고, 모든 말들에 대해 매일 30분씩 운동을 시키는 등 말들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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