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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고도제한 완화… 다산로 변화 이끌 것” [민선8기 단체장에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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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9-22 01:00:00 수정 : 2022-09-21 23:3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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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임 구청장을 만나다 김길성 중구청장

“구민 12만여명 중 70% 거주
30년 이상 주택이 65% 달해
최고 21층 높이로 건축 추진

전통시장 39곳 활성화 시켜
‘마켓 클러스터’ 구축 나설 것”

“제 4년 임기 동안 다산로의 상전벽해는 안 보일 겁니다. 하지만 규제가 해소돼서 건물이 올라갈 수 있는 토대는 만들겠습니다.”

서울 신임 구청장들의 ‘4년 청사진’을 보면 공통 키워드가 있다. 규제 완화·개발을 통한 발전이다. 김길성 중구청장도 마찬가지다. 그는 남산 고도 제한 완화와 다산로 개발을 주요 사업으로 내세운다. 그 배경에는 단순 개발 논리가 아닌 중구가 가진 절박함이 있다. 중구에는 기업 본사와 고층 빌딩이 즐비한 반면 ‘21세기 서울이 맞나’ 싶게 비좁은 골목과 쓰러져가는 집들이 상존한다. 21일 서울 중구청에서 만난 김 구청장은 낡고 살기 불편한 지역이 변할 수 있도록 임기 동안 개발의 주춧돌을 놓겠다고 했다.

김길성 서울 중구청장은 “중구는 잠재력과 새로운 도시상을 구현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며 “이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중구 제공

중구의 주요 낙후 지역은 세운재정비촉진지구와 다산로 일대다. 세운지구는 이미 오세훈 서울시장이 녹지가 어우러진 초고층 빌딩숲으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반면 다산로는 중구가 풀어야 하는 과제다. 다산로는 6호선 버티고개역부터 약수·청구·신당을 잇는 약 2.8㎞ 거리다. 한남대교로 강남까지 연결된 요지이다. 중구민 12만2000명 중 70%가 이곳에 살지만, 규제에 발이 묶였다. 김 구청장은 “뛰어난 입지 조건임에도 30년 이상 된 노후주택이 65.1%이고, 신당 쪽은 전체 건물의 90%가 5층 미만”이라고 밝혔다.

다산로 일대에는 남산 고도 제한과 역사문화지구 고도 제한이 적용된다. 김 구청장은 “남산과 역사문화를 보기 위해 고도 제한을 한 결과 옆으로만 뚱뚱한 건물이 들어서 오히려 경관이 안 보인다”며 “건물이 홀쭉해야 공간이 생기고 그 사이로 남산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단번에 모든 규제를 없애기는 어렵다. 김 구청장은 “남산 고도 제한만 해도 27년간 계속됐기에 이를 없애는 일 또한 긴 호흡을 두고 나가야 한다”며 “다만 분명한 건 서울시장·시의회·정부 모두 같은 기조를 갖고 있기에 지금이 규제 완화를 시작할 적기”라고 강조했다.

중구는 첫 단추로 이날 주민설명회를 열고 신당·청구 역세권 일대 지구단위계획을 공개했다. 퇴계로변에 최고 21층(90m), 다산로변에 최고 17층(70m)까지 건축물 높이를 허용하는 것이 골자다. 김 구청장은 이와 함께 내년 말까지인 서울시 고도지구 재정비 작업에 남산 고도 제한 완화가 반영될 수 있도록 힘쓰려 한다.

그의 또 다른 역점 사업은 시장 활성화다. 중구에서 일하는 인구는 40만명으로 거주민의 3배다. 또 전통시장 39곳에 신당동 떡볶이 골목 같은 골목형 상점가 9곳이 몰려 있다. 이들 경제인구를 살리려면 전통시장의 생존 전략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하드웨어 바꾸기는 한계가 있기에 시장과 시장, 시장과 맛집을 촘촘히 엮어 ‘마켓 클러스터’를 구축하려 한다. 남대문 갈치조림골목, 을지로 골뱅이골목의 맛집과 지역 시장이 서로 식재료·그릇 등을 공급받으며 선순환하는 식이다.

밀키트, 온라인 스토어 등 새로운 경영 기법도 지원한다. 줄 서서 먹는 어묵 전문점처럼 시장마다 ‘킬러 콘텐츠’를 만들어 시민들 발길이 몰려들도록 하고, 걷기 코스에 전통 시장을 포함시키는 것도 고려 중이다.

내달 8일 취임 100일을 맞는 그는 “아직 걸음마 구청장”이라고 자신을 표현한다. 그는 6명의 국회의원을 보좌하고 청와대 행정관, 용인도시공사 사장으로 일했다. 김 구청장은 “국회 있을 때부터 사람들한테 실질적으로 혜택 되는 정치를 하고 싶었다”고 했다. 국회 보좌진 시절에도 대형 국토 개발보다 아파트 층간소음 조사, 고속도로 10년 사고 데이터 분석 등 삶과 밀착된 문제를 파헤쳤다. 그는 “구청장이 되니 주민들이 ‘저쪽 도로가 걷기 위험하다, 시장에 화장실이 없다’처럼 매일 겪는 불편에 대한 민원을 많이 한다”며 “이런 일을 해결하고 싶어서 구청장이 됐고 변화된 삶을 제공하는 일이 재미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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