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사각지대’에 방치됐다가 안타깝게 숨진 ‘수원 세 모녀’의 유골이 2년 전 먼저 세상을 떠난 가족이 안치된 경기 화성시의 봉안당으로 옮겨졌다. 이번 합장은 세 모녀와 안면이 있는 지역 주민들의 요구에 화성시가 귀 기울인 데 따른 것이다. 숨진 세 모녀의 생전 주소지는 화성시, 실제 거주지는 수원시였다.

21일 화성시에 따르면 시는 전날 수원 연화장 납골당에 봉안돼 있던 60대 A씨와 40대 두 딸의 유골을 A씨의 아들 유골이 있는 화성시 추모공원 봉안당으로 이장했다.
A씨의 아들은 2년 전 희소병으로 먼저 세상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어려움을 겪던 가계를 꾸리기 위해 생전 택배 등 궂은일을 마다치 않았다는 것이다.
수원 연화장에 세 모녀의 유골이 안치된 직후 이들과 인연이 있던 화성시 배양동 주민들은 A씨 아들의 유골이 있는 시 추모공원으로 봉안 장소를 옮겨달라고 시에 요구해왔다.
이에 화성시는 수원시와 협의해 추모공원 봉안당의 A씨 아들 유골과 같은 공간에 세 모녀의 유골을 안치했다.
전날 열린 유골 안치식에는 정명근 화성시장과 배양동 주민 20여명이 참석했다. 정 시장은 “더는 외롭고 안타까운 죽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소외된 이웃이 없는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할 것”이라며 “고독사, 무연고 사망 등에 대해 지역사회가 책임지도록 공영 장례도 적극적으로 지원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1일 수원시 한 다세대주택에서 병마와 생활고에 시달리던 세 모녀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은 긴급생계지원이나 주거지원, 기초생활수급 등 복지 혜택을 받을 수도 있었으나 복지서비스를 신청하지 않았고, 실제 주거지가 주소 등록지와 달라 복지서비스에서 소외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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