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서울교통공사 사장 “신당역 살인 재발 방지 위해 여직원 당직 축소”… ‘젠더 갈등’ 조장 논란

입력 : 2022-09-21 10:21:00 수정 : 2022-09-21 10:19:09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서교공 익명 커뮤니티에 “오히려 역차별 논란 불러올 것” “반대 상황이면 당직 없앨 거냐” 등 질타 이어져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이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의 유사범죄를 막기 위해 여성 직원의 당직 배치 축소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사장은 20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시민과 종사원들의 안전을 확보할 방안을 고민하겠다”면서 “역내 모든 업무에 현장 순찰이 아닌 CCTV를 이용한 가상 순찰을 도입해 이상 징후가 있거나 문제가 있으면 현장에 나가보는 방향으로 순찰 시스템을 바꾸겠다”고 했다.

 

그는 또 “역 근무제도와 관련해선 사회복무요원을 재배치하고 여직원에 대한 당직 배치를 줄이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근무제도를 바꿔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직위 해제된 직원의 내부 전산망 접속을 차단하겠다”며 “징계도 최종심까지 기다렸다 내리는데 1심 판결 이후 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도 했다. 그러면서도 “가해자가 직위해제 상태였음에도 내부 전산망에 접촉할 수 있었던 것은 시스템이 통상적인 상황을 가정했기 때문이다”라며 “경범죄 또는 도의적 책임으로 직위 해제된 경우가 있기에 모든 직위 해제자들에게 정보 접근을 제한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피의자 전주환(31·구속)은 직위 해제된 상황에도 사내 전산망에 접속해 서울교통공사 입사 동기였던 피해자의 바뀐 근무지를 알아냈고, 사건 당일 신당역사 여자 화장실에서 순찰하러 들어간 피해자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신당역 살인사건’ 피의자 전주환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공동취재

김 사장의 발언 가운데 여성 역무원 당직 횟수를 줄이겠다는 발상을 두고 남녀 갈라치기이자, 젠더 갈등을 유발할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누리꾼들은 “여성 역무원의 당직을 없애면 이런 문제가 안 생긴단 말인가” “남성이 당직을 몰아서 하라는 거냐” “여성 채용에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말로도 들린다” 등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서울교통공사의 한 직원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대민 업무가 없는 당직 근무가 훨씬 안전하다. 여직원 당직을 줄이면 오히려 역차별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질타했다. 다른 회원은 “여성 역무원이 당직 중 살해당했다고 남성 역무원 당직 비중을 높이면 반대 상황이 벌어졌을 때는 당직을 없앨 건인가”라고 비꼬았다.

 

임형빈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공사의 이러한 대책을 다룬 보도 내용을 공유하며 “이게 무슨 소린가? 남자 직원은 직원 아닌가?”라고 날을 세웠다. 임 상근부대변인은 “여직원을 보호하려 남직원을 당직 세울 것이 아니라, 여직원도 안심하고 당직을 설 수 있는 직장을 만드는 게 맞다”며 “당직 배치를 줄이는 것은 원인 해결이 아닌 ‘원인 회피’”라고 강조했다.

 

서울교통공사 노조 측은 이 사건의 근본적 원인을 역무원에 대한 안전 대책이 부족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명순필 서울교통공사 노조위원장은 이날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인으로 근무가 이뤄지는 역사가 전체 265개 역 중 73개 역으로 약 40%에 이른다. 2인1조 업무 규정이 있어도 이뤄지지 않은 구조적인 인력 문제”라면서 “피의자 전주환이 내부망에 접속해서 피해자의 거주지와 근무지에 접근할 수 있었다는 점도 허점”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일 큰 문제는 사측이 어떠한 해결책도 없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유선, 당당한 미소
  • 유선, 당당한 미소
  • 유리 '눈부신 미모'
  • 라임라잇 이토 미유 '신비한 매력'
  • 김소은 '깜찍한 손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