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 내외가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 참석을 위해 영국에 도착했지만, 주요 일정들을 건너뛰어 18시간 공백이 생겼다며 당시 상황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민주당 김의겸 대변인은 20일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런던 실종사건', 정확한 해명을 요구한다"는 제목의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 대변인은 "당초 엘리자베스2세 영국 여왕의 조문을 위해 출국했던 윤 대통령 부부는 석연찮은 이유로 예정된 고인에 대한 참배를 하지 않았다"며 "'외교 결례' 논란에 대해 대통령실과 외교부에서는 영국 왕실과 조율이 이뤄진 것이라고 해명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정부질문에서 윤 대통령 부부가 참배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오후 3시 이후로 현장에 도착한 정상들은 참배를 못하고 장례미사 뒤에 조문록을 작성하도록 안내가 됐다"고 설명한 것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김 대변인은 "런던 도착 후 2시간 반가량의 대통령 행적은 파악을 못하고 사건을 덮기에 급급하다"며 "총리와 대통령실이 예로 들었던 우르줄라 EU집행위원장, 카테리나 그리스 대통령 등은 이미 참배를 마치고 장례미사까지 참석한 것이 언론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어 "김은혜 홍보수석은 '우리 측의 문제 때문에 리즈 영국총리와의 회담이 무산됐다'고 밝혔는데 외교부 차관은 이조차도 몰랐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버킹엄궁 리셉션과 국장까지 16시간, 무엇을 했길래 영국과의 정상회담이 무산됐고 이런 사실을 총리와 외교부는 알지도 못했던 건가"라며 "대통령 부부의 행적을 알 수 없는 18시간은 외교의 무능이 아니라면 대통령 부부의 런던 실종사건"이라고 일갈했다. 尹
한편 앞서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조문 외교'에 대한 사실 왜곡과 폄훼를 중단하라며 적극적으로 방어막을 쳤다.
대통령실과 정부도 "사실 왜곡"이라며 반박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외교무대에서 대한민국 위상과 국격을 높이기 위해 고군분투 애쓰는 정상을 폄하하고 깎아내리는 건 누워서 침 뱉기"라며 "악의적 해석"이라고 반박했다.
박형수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상주를 만나 위로하고 장례식에 참석한 후 조문록까지 작성한 것은 조문이 아니고 그럼 뭔가"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외교에는 여야가 있을 수 없다"며 "조문외교마저 국내 정치적 정쟁으로 몰아가는 행태는 바꿔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같은 당 신원식 의원도 "영국 국왕 조문에 대해 국내에서 외교실패라고 시끄럽게 정쟁하는 나라는 대한민국 외에 없었던 것 같다"며 "혹시 우리나라와 비슷한 경우가 생기면 개인적으로 알려달라"고 비꼬았다.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은 20일(현지시간) 뉴욕 현지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야당의 '조문 취소' 주장에 대해 "왕실과의 조율로 이뤄진 일정으로, (왕실에서) 수많은 국가의 시간을 분배한 것"이라며 "참배가 불발됐거나 조문이 취소됐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 알베르 2세 모나코 국왕, 카테리나 사켈라로풀루 그리스 대통령,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오스트리아 대통령 등 다수 정상급 인사도 윤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조문록을 작성했다고 강조했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도 정례 브리핑에서 "두 가지 일정(도착 당일 조문 또는 도착 다음 날 조문록 작성)을 모두 다 검토했고 영국 왕실, 의전 쪽과 다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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