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조류간 충돌 뜻하는 ‘버드 스트라이크’, 기체에 대형 조류 부딪히거나 엔진에 새 빨려들어가면 초대형 항공사고 야기할 수 있는 위험 상황

미국 해군 고등 훈련기가 비행 중 새와 충돌한 뒤 추락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20일 조선일보가 인용한 폭스29 등 현지 매체의 1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 해군 함상 고등 훈련기인 T-45C 고스호크가 저공 비행 도중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로 인해 착륙하는 영상이 최근 공개됐다.
이 사건은 지난해 9월19일 미국 텍사스주 킹스빌 해군 항공기지 인근에서 발생했으나 최근 영상이 공개된 것이다.
영상에서 조종사는 관제사와 교신을 하며 평범하게 비행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전방에 새 2마리가 포착됐고, 3번째로 나타나 훈련기 정면으로 날아오던 새가 화면 우측으로 사라지며 조종사의 “세상에나!”라는 외침이 들린다.

이후 상하로 흔들리며 불안정하게 비행하던 훈련기는 새 등장 30여초 후 “기수 올려! 기수 올려!”(PULL UP! PULL UP!)라는 음성과 함께 지상으로 추락한다.
폭스29에 따르면 이 훈련기는 주택가로 추락하며 집 3채를 파괴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으며, 훈련기에 탑승했던 교관과 훈련생 역시 무사히 탈출했다.

항공기가 비행 중 새와 충돌하는 상황을 가리키는 ‘버드 스트라이크’는 자칫 잘못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순간이다.
버드 스트라이크는 통상 지상으로부터 2.5㎞ 지점 이하에서 항공기의 이·착륙시 종종 발생한다.
조류 충돌로 인한 사고는 대개 경미한 정도에서 그치나, 대형 조류가 엔진으로 빨려들어갈 경우 엔진 가동이 중단될 수 있다. 또한 무게 약 900g의 청둥오리 한 마리가 시속 370㎞로 비행하는 항공기에 충돌했을 경우 기체는 약 4.8t의 충격을 받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각 국의 공항은 비행을 방해하는 조류를 쫓아내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인천국제공항이나 김포국제공항의 경우 조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활주로 인근에서 공포탄을 발사하거나 경보기를 부착한 차량을 상시적으로 가동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새의 활주로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버드 스트라이크로 인해 벌어진 가장 최근의 항공 사고는 ‘허드슨 강의 기적’으로도 알려진 지난 2009년의 민항기 수면 착륙 사건이다.
당시 미국 US 에어웨이즈 소속 1549편(에어버스 320)이 뉴욕 라과디아 공항에서 이륙 2분만에 새떼를 만나 엔진 2개가 동시에 멈췄으나, 조종사들의 뛰어난 비행술로 허드슨 강의 수면 위에 착륙해 탑승자 155명이 전원 생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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