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과 대전해 포획하는 방식…5개 등급 세분화로 지속적 소비 유도
5등급 포켓몬 디스크는 수만원대에 암거래 되기도

초등생들 사이에서 인기리에 이용되는 게임 ‘포켓몬 가오레’가 어린이들의 과소비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포켓몬 가오레는 지난 2016년 7월 일본에서 처음 출시된 아케이드 게임으로, 일본에서 개발한 ‘포켓몬스터’ 게임 시리즈의 외전격 출시작이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8월부터 유통되기 시작했으며, 전라북도 지역 15곳을 비롯해 전국 250여 곳의 대형마트 및 오락실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게임 진행은 약 5분간 버튼 2개를 연타하며 상대 포켓몬과 전투를 벌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1판당 비용은 1500원이며, 대전에서 포켓몬을 포획하면 승리하게 된다. 승리한 게이머는 1500원의 추가 비용을 지불해 OR코드 기술이 적용된 실물 ‘포켓몬 디스크’도 발급받을 수 있다.
19일 오후 전북 전주 한옥마을 오락실을 취재한 뉴시스에 따르면 한 이용객은 포켓몬 가오레가 설치된 오락기 앞에 앉아 500원짜리 동전이 가득 담긴 주머니와 한쪽에 수북히 쌓인 디스크와 함께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9살 아들과 함께 마을 오락실을 찾은 어느 부모는 1~2주에 한번 방문할 때마다 10판 이상씩 게임을 하는 아들을 위해 500원짜리 동전을 잔뜩 준비한 채 기다리기도 했다.
오락실 인근 상인은 “한옥마을이라 하더라도 보통 평일에는 손님이 없기 마련인데 이 오락실은 항상 손님이 있는 것 같다”며 “주말에는 오락실 주인이 하루에도 2~3번씩 동전 교환기에 500원짜리 동전을 채우러 온다”고 전했다.
이와 같이 인기리에 이용되는 이 게임의 문제는 게임 시간이 10분이 채 되지 않음에도 1500원이라는 초기 비용이 부과되고, 주요 이용자층인 초등생들의 구입을 유도하는 실물 보상 물품 가격까지 더해지면 3000원이라는 높은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게임 속 포켓몬은 1~5등급으로 구분돼있고 5등급 포켓몬을 얻을 확률은 매우 낮아 승부욕을 자극받은 이용자는 수차례 돈을 지불해야 한다.
때로는 포켓몬 포획에 아예 실패하기도 한다.
실물 보상품인 포켓몬 디스크 역시 5등급 포켓몬 디스크의 경우 중고 거래 앱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1개당 5만원에 판매되는 등 현금 거래 행태까지 벌어지고, 심지어 사기 거래가 적발된 전례도 있다.

전문가들은 중독성이 짙은 이 게임에 아이들이 무분별하게 노출되지 않도록 부모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전북청소년상담복지센터의 한 심리상담가는 “아직 정서적으로 미성숙한 어린이들이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게임 등에 무분별하게 노출되면 정서발달에 악영향을 끼친다”며 “특히 소비 욕구를 자극하는 게임은 더 큰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어 가정·학교 등에서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게임물관리위원회는 포켓몬 가오레 출시 당시 게임에서의 타격 효과가 다소 폭력성이 있다고 봤으나, 사행성 등은 없다고 판단해 전체 이용가 등급을 결정했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