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의 경우 일반인에 비해 사망 위험이 67%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지방간 지수가 높으면서 저체중인 경우 사망 위험이 표준 체중에 비해 사망 위험이 2배 이상 올라갔다.

서울대병원 유수종 교수·숭실대 한경도 교수(제1저자 강남센터 정고은·전 삼성서울병원 정수민 교수) 공동연구팀은 2009년 국가건강검진에 참여한 885만 8421명을 8.3년간 추적 관찰하며 비알코올 지방간질환과 원인별 사망률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왔다고 20일 밝혔다.
연구팀은 비알코올 지방간질환과 사망의 상관관계를 분석하기 위해 지방간 지수(FLI)를 활용했다. 이 지수는 지방간질환을 식별하는 가장 검증된 측정치 중 하나로 체질량 지수, 허리둘레, 혈중 중성지방 수치, 감마지티피 수치를 사용해 계산한다. 이 지수를 바탕으로 낮은 그룹(FLI <30), 중간 그룹(30≤ FLI <60), 높은 그룹(FLI ≥60)으로 구분한 결과 지방간 지수가 높은 그룹일수록 사망 위험도 높았다. 사망 위험은 지방간 지수에 비례해 증가해 낮은 그룹에 비해 중간 그룹은 19%, 높은 그룹은 67% 더 높았다.
연구팀은 체질량지수(BMI)에 따라 연구대상을 다시 저체중, 표준, 과체중, 비만 그룹으로 나눠 분석도 했다. 그 결과, 모든 BMI 그룹에서 지방간 지수가 높을수록 사망 위험도 높아졌고, 그중에서도 BMI가 낮을수록 지방간 지수가 높은 이들의 사망 위험이 커졌다. 저체중이면서 지방간 지수가 높은 그룹에 속한 환자의 사망 위험은 표준 체중에 지방간 지수 낮은 그룹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연구팀은 비알코올 지방간 환자는 비만 등 일반적으로 알려진 대사이상증후군뿐 아니라, 체중 감소를 유발하는 질환(근감소증·근감소성 비만)에도 주의해야 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전 세계 인구 4명 중 1명꼴로 나타나는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은 음주를 하지 않는데도 간에 정상보다 많은 양의 지방이 축적된 상태를 말한다. 주로 비만, 당뇨, 고지혈증 등 대사증후군에 동반되며, 환자의 30%에서는 간염, 간경화 및 섬유증 등으로 진행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유수종 교수는 “아시아 일반 인구를 대상으로 비알코올 지방간질환과 사망의 연관성을 최초로 규명했다. 앞으로 각종 질환 및 사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방간의 임상적 중요성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Metabolism clinical and experimental(대사: 임상과 실험)’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