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건이 정쟁 사안이나 개인적 공격 들어올 사안인가”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살인사건’을 ‘여성혐오 범죄’라고 규정하면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향해 “이 문제에 침묵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20일 질타했다. 지난 18일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해당 사건 관련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이 대표를 비판한 바 있는데 이젠 여권에서도 이 대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이날 박 전 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사건 현장도 방문하고 피해자 유족을 위로하는 일정도 없고, 강력한 입법을 주문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대선 때의 이재명 후보라면 누구보다 먼저 이 사건에 대해 얘기했을 것”이라며 “지금은 왜 그러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고 여성이 일터에서조차 안전하지 않은 현실이 드러난 사건으로 여성들은 분노하고 있다”고 짚었다.
나아가 “이 사건이 정쟁 사안이나 개인적인 공격이 들어올 사안인가”라며 “민생 그 자체로 여성이 혐오범죄로 목숨을 잃는 일을 막는 것보다 중요한 민생이 어디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또한 박 전 위원장은 ‘여성혐오 범죄로 보지 않는다’고 발언한 김현숙 여성가족부 발언에 대해선 “틀렸다”며 “‘좋아하면 좀 쫓아다닐 수도 있지’ 하는 그릇된 남성문화, 성차별의식이 만든 여성혐오 살인”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네 생각은 중요하지 않다, 내가 좋아하면 너도 좋아해야 한다, 나를 좋아하지 않으면 내가 널 해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저지른 범죄”라며 “여성은 남성과 동등한 인격체가 아니라 남성에게 종속된 부속물이라는 여성혐오에 기반한 살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강남역 사건처럼 모르는 불특정 다수 여성에게 피해를 주는 것만 여성혐오라는 것은 좁은 해석”이라며 “스토킹을 경험한 여성들이 ‘나도 언젠가는 얼마든지 희생자가 될 수 있다’며 공포에 떨고 있다면, 그것이 바로 여성혐오 범죄가 아니고 무엇이겠나”이라고 반문했다.

앞서 이 대표는 해당사건 발생 닷새만인 전날 재발 방지책 추진을 지시했다. 전날 민주당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는 신당역 사건과 같은 범죄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련법 제정 등 제도적 장치 마련을 추진하고, 망언으로 피해자를 2차 가해한 이 서울시의원에 대해 신속하게 엄중히 문책할 것을 당에 지시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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