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외교장관이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만나 현안을 논의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참석하는 제77차 유엔총회를 계기로 한 양국 정상회담 개최 여부를 놓고 한·일 간 미묘한 긴장감이 이어지는 가운데 외교장관 회담이 열리면서 정상회담과 관련해 의견 교환이 이뤄진 것으로 관측된다.
박진 외교장관은 이날 오후 뉴욕 맨해튼의 한 호텔에서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과 50여분간 회담했다. 박 장관은 회담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여러 가지 좋은 이야기들을 많이 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양측이 진정성을 가지고 노력을 해 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박 장관이 하야시 외무상과 만난 것은 지난 5월 취임 후 3번째다. 두 사람은 회담장에 입장해 마스크를 벗은 뒤 팔꿈치를 맞대는 포즈를 취했다. 두 사람은 “뉴욕에 언제 왔느냐”고 안부를 묻고, 곧바로 회담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앞서 산케이신문과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매체들은 복수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 정부가 한·일 정상회담을 개최하지 않는 방향으로 조율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일본 언론은 회담 형식을 정식 회담이 아니라 풀 어사이드(Pull aside·약식회담)이 될 수 있다고도 전했다. 반면 대통령실은 지난 15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 일정에 맞춰 한·일 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어 정상회담 성사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한·일 정상회담이 성사되게 되면 북한 핵 문제를 포함해, 경제안보 분야에서의 한·미·일 공조 논의, 양국 간 최대 갈등현안인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문제 등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최근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회복을 위한 ‘그랜드 바겐’(Grand Bargain·일괄 타결) 접근법을 언급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한·일 관계에 대해 “미래 지향적으로 풀어나가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역사 문제는 물론 경제·안보 분야 현안 등 모든 안건을 협상 테이블에 올려서 합의를 만드는 일괄 타결식 접근법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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