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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대만 침공 땐 군사 개입”…바이든 뜻 밝히자 中 뿔났다

입력 : 2022-09-20 06:00:00 수정 : 2022-09-19 22:35:53
워싱턴·베이징=박영준·이귀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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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 모호성 정책 사실상 폐기 수순
中 “용납 못해”… 대만 “안보 재확인 감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대만 침공 시 미국이 대만 방위를 위해 직접 군사적 개입을 할 수 있다는 뜻을 분명히 밝힘에 따라 대만 문제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모호성(Strategic Ambiguity) 정책이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방송된 미국 CBS의 심층 인터뷰 프로그램인 60분(60 Minutes)에 출연해 ‘중국이 그 섬(대만)을 침공할 경우 방어할 것이냐’는 사회자 질문에 “사실, 전례 없는 공격(an unprecedented attack)이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자가 다시 ‘우크라이나에서의 경우와 달리 미군, 미국의 남녀가 대만을 방어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도 “그렇다(Yes)”라고 답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미국은 러시아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에 무기 등을 간접 지원하고 있지만 미군 파견 등의 직접 개입은 자제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 발언은 1979년 미·중 수교 이래 유지되어온 대만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모호성 정책이 사실상 폐기 수순이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의 대만 침공에 대한 대응을 명확히 제시하지 않음으로써 중국의 대만 공격과 대만의 독립 움직임을 동시에 억제하며 동아시아의 현상을 유지한다는 전략적 모호성 정책을 견지해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월 미·일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에서도 ‘대만을 방어하기 위해 군사개입을 할 것이냐’는 기자 질문에 “그것이 우리의 약속이다. 중국이 대만에 무력을 사용할 수 없도록 일본 등 다른 나라와 함께할 것”이라고 답해 파문이 일었다. 당시 논란이 커지자 바이든 대통령은 “정책에 전혀 변화는 없다”고 수습한 바 있다. CBS 방송은 바이든 대통령 인터뷰 이후 백악관 관계자가 “미국의 대만 정책은 변하지 않았다”고 밝혀왔다고 전했다. 고도의 계산으로 보이는 바이든 대통령의 대만 방위 발언과 미국 내에서 고조되는 전략적 모호성 정책 폐기 요구를 감안할 때 미·중 대립 속에서 미국의 대만 카드 활용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는 지난 14일 ‘하나의 중국’ 정책의 사실상 폐기를 의미하는 대만정책법안(Taiwan Policy Act of 2022)을 통과시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UPI연합뉴스

법안은 대만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같은 주요 동맹국으로 지정하는 내용을 비롯해 각종 국제기구와 다자무역협정에 참여할 수 있는 외교적 기회를 증진하는 조항이 포함돼 대만을 사실상 국가로 인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중국은 바이든 대통령 발언에 대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워 미국 측에 항의하는 등 강력히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 마오닝(毛寧) 대변인은 19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는 않는다는 중요한 약속 등을 심각하게 위반해 대만 독립분열 세력에 심각한 잘못된 신호를 보냈다”며 “중국은 강력한 불만과 결연한 반대를 표시하고 미국 측에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국가를 분열시키는 어떠한 활동도 용납하지 않고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만은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대만 외교부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대만에 대한 미국 정부의 확고한 안보 공약을 재확인한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의 군사력 확장과 도발 행위에 직면해 우리 정부는 지속적으로 자기방어 능력을 강화하고, 권위주의의 확장과 침략에 단호히 대항할 것”이라며 “모든 이념적 유사국과 협력을 강화해 대만의 긴밀한 안보 동반자 관계를 심화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 번영을 확고히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베이징=박영준·이귀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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