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현기증‧관절통‧우울감‧부종‧신경통‧치통‧예전 상처 통증 등 증상 다양
평소 규칙적 생활해야…쾌적한 실내조건‧적당한 수면‧유산소운동 등 필요

최근 추석을 전후해 태풍이 잇따라 발생해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고 있다. 태풍이 불면 비바람으로 인해 날씨가 좋지 않으면서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거나 무릎이나 온몸의 관절이 쑤시고 아프다며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도 많다.
이처럼 매일매일의 기상 조건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다양한 병을 ‘기상병’이라고 일컫는다. 상병은 기온, 습도, 기압의 변화로 평소 앓고 있던 질환의 증세가 악화되거나, 새롭게 질병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이 질환은 주로 저기압이나 저기온, 한랭전선이 몰려올 때 발생한다.
기상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실내 조건을 쾌적하게 하고, 적당한 시간 푹 자며, 유산소 운동 등을 통해 생체리듬을 유지해야 한다.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기상병의 증상으로는 두통이 가장 많으며, 현기증, 이명, 관절통, 불안증, 우울감, 부종, 피부 가려움증, 졸음, 목 통증, 기관지천식, 신경통, 치통, 예전 상처가 아픈 것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기상병이 생기는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기압, 기온, 습도, 바람의 변화로 인해 기상병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기압의 접근이나 한랭전선 등의 통과, 푄(산을 따라 불어내리는 고온건조한 바람)이 불 때 기상 조건이 달라지며 기상병이 생기기 쉽다.
예를 들어 기압이 변화하면 인간의 몸은 스트레스를 느껴서 그에 저항하려고 자율신경이 활성화된다. 자율신경계에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있다. 교감신경은 혈관을 수축시키고 심장 박동수를 올려 몸을 흥분시키는 반면 부교감신경은 혈관을 확장시켜 몸을 이완시킨다.
이 두 신경이 서로 잘 조절돼야 하는데 평소 불규칙적으로 살거나 스트레스를 담아두었다면 잘 조절을 시키지 못해 기상병이 발생한다.
흐린 날에는 기압이 낮아지고 습도가 높아지면서 관절 내 압력이 높아져 관절액이 팽창한다. 이렇게 되면 관절액이 관절뼈의 끝을 감싸는 활막액을 자극해 관절에 통증을 느끼게 된다. 또 습도가 높아지면 체내 수분액이 순환하지 못하면서 관절이 부어오를 수 있다.
옛 상처 부위가 욱신거리는 이유는 외부 기압이 내려가면 체내에서 밖으로 밀어내는 힘이 증가하는데, 일반 피부보다 약해진 상처난 부분이 압력을 더 크기 때문이다. 낮은 기압으로 인해 치통도 심해질 수 있다. 기압이 낮으면 충치가 있는 구멍에 가스가 팽창해 신경을 압박해 통증을 많이 느끼게 된다.
기상은 뇌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저기압이나 비가 올 때는 대기 중에 음이온보다 양이온이 더 많아진다. 이는 ‘행복 호르몬’으로 부르는 뇌의 세로토닌 호르몬 분비를 줄여 편두통을 일으킨다. 반면 멜라토닌은 증가해 졸음이나 우울감 등을 유발한다.
비오기 전의 저기압 상태가 사람을 불안하게 하는 반면 고기압 상태의 낮은 온도와 습도는 사람들을 민감하게 하고 명석하게 한다. 다만 자살자의 수와 기상과의 관계를 조사한 결과 일반적으로 습도가 낮고 일교차가 클수록 자살율이 높다고 한다.
기상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실내 조건을 쾌적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실내 기온은 18~20도, 습도는 45~60%로 맞추는 게 좋다. 일정한 시간에 7시간 정도 숙면을 취하고, 유산소운동을 해서 생체리듬을 유지하는 능력을 더 키운다.
비가 오거나 흐린 날 찬바람에 노출되면 관절염 부위의 통증이 심해질 수 있으니 팔다리를 가릴 수 있는 얇고 긴 옷을 갖고 다니며 입는 것이 좋다. 기상병으로 뇌출혈이나 심근경색, 혈전, 천식 발작 등 위중한 병도 나타날 수 있어 기저질환을 미리 잘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