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석 “장애인 함께 살아갈 권리 보장 위해 1조5000억원 증액해야”
권성동 겨냥해 “국민의힘 장애인 문제 정파적으로 이용…못된 습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6일 만에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재개했다.
전장연은 19일 오전 7시30분쯤 2호선 시청역 승강장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열차를 타고 당산역을 거쳐 9호선 국회의사당역으로 향했다. 회원들은 열차가 정차할 때마다 내려 옆문으로 옮겨 타는 방식으로 시위했다. 이 때문에 2호선 외선순환 운행이 약 50분간 지연돼 출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9호선은 정상 운행됐다.

이날 시위는 장애인 이동권 문제 해결을 촉구하다 1984년 숨진 김순석(당시 35세) 씨의 38주기를 맞아 열렸다. 회원 80여 명은 ‘김순석 열사 38주기, 공간이동의 자유를 찾아서’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펴들고 당시 김씨가 남긴 유서를 낭독했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정부는 2023년도 예산 중 장애인 관련 예산에 자연증가분만 반영해놓고 사회적 약자들을 촘촘하게 지원했다고 과대 포장했다”며 “장애인이 감옥 같은 시설이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권리를 보장하려면 예산 1조5000억원 증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또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최근 전장연 시위를 두고 페이스북에 ‘불법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처벌밖에 없다’는 내용의 글을 쓴 것을 언급하며 비판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국민의힘은 장애인 권리 문제를 정파적으로 이용하는 못된 습관을 버리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장연은 국회의사당역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 국회 관계자에게 국민의힘 및 더불어민주당 측과의 면담 요청서를 전달하고 해산했다. 앞서 전장연은 추석 연휴가 끝나고 다음 날인 13일 지하철 2·4·5호선에서 탑승 시위를 벌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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