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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개월만 외국 방문에서 우군 확보 나선 시진핑… 중앙亞 맹주로 나서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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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9-18 14:19:17 수정 : 2022-09-18 15: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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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SCO 회의서 서방 견제 및 회원국 확대 등 주도권 행사
국제사회에서 입지 낮아진 러시아 푸틴 대신해 의제, 방향 잡아
러시아에 우려 표명… G20 등 서방국가 대면 앞두고 여론 환기 차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32개월만의 외국 방문을 통해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과의 전략 경쟁에서 ‘우군 확보’란 성과를 거뒀다. 특히 옛 소련권인 중앙아시아에서 맹주 역할을 하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힘이 빠진 상황에서 중국이 영향력을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4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회담장으로 향하고 있다. AP뉴시스

◆중앙亞 입지 강화로 우군 확보한 중국

 

시 주석은 14∼16일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방문 등을 통해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서 모두 11개국 정상과 양자회담을 했다.

 

시 주석은 국경 갈등의 앙금이 가시지 않은 인도를 제외하고 SCO 6개국(러시아·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우즈베키스탄·파키스탄)과 정회원국 입회 절차가 거의 끝난 이란, 옵서버인 몽골, 벨라루스, 아제르바이잔, SCO의 대화 파트너국가 튀르키예(터키) 등과 정상회담을 했다.

 

그는 미국 등 서방에 대해서는 각을 세우면서 SCO 회원국과의 협력·결속 강화를 위한 각종 구상을 내놨다.

 

시 주석은 16일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SCO 정상회의에서 “우리는 발전 이익과 안보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상호 지지해야 한다”며 “외부 세력이 ‘색깔혁명’을 책동하도록 허용해서는 안 되고, 타국 내정에 대한 간섭에 저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지난 15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색깔혁명은 권위주의 정권 국가에서 서방 주도로 일어나는 민주주의 개혁 운동을 의미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2004년 우크라이나의 ‘오렌지 혁명’이다.

 

이번 회담에 참석한 국가들 상당수가 러시아, 이란처럼 미국과 첨예하게 대립중인 나라나, 미국보다는 중국 쪽에 가까운 나라가 많은 편이다.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 등을 앞세운 미국, 일본, 영국, 호주 등의 중국 포위망을 돌파하기 위해 반서방 국가들의 결집을 강조한 것이다.

 

경제분야에서는 SCO내 지역 통화를 활용한 독자 지불·결제 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하자며 ‘달러 패권’에 맞설 구상도 제안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금융 제재를 보면서 향후 중국에 대한 금융 제재에 맞설 수 있도록 위안화, 루블 등 지역 통화 거래를 활성화하자는 것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오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시간) 제22차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가 열리는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사마르칸트에서 3자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전 세계 인구의 40% 이상,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20% 이상을 각각 차지하는 SCO 회원국간 국제 결제망이 구축되면 미국의 ‘달러 파워’ 버틸 수 있는 방어망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SCO는 중국과 러시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인도, 파키스탄 등 8개 회원국으로 현재 구성돼 있으며, 곧 이란이 정회원이 될 예정이다.

 

시 주석은 “우리는 지역 통화(회원국들의 화폐) 결제 비율을 확대하기 위한 SCO 회원국들의 로드맵을 잘 이행해야 한다”며 “현지화폐를 이용한 국제 지불과 결제 시스템 개발을 강화하고 SCO 개발은행 창립을 추진해 지역 경제 통합을 촉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회원국 등을 위한 당근책으로는 향후 5년간 SCO 회원국 법집행 인력 2000명 양성, 중국-SCO 대테러 전문 인재 양성 기지 건설, 개발도상국에 15억 위안(약 3000억원) 규모의 긴급 인도주의 원조 구상 등을 발표했다.

 

‘중국-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을 잇는 철도(CKU 철도) 건설을 위한 3국 간 협정을 체결함으로써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에도 다시 동력을 공급했다.

 

특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사회에서 입지가 낮아지는 틈을 이용해 중국이 주도적으로 회의의 의제와 방향을 잡았다. SCO 정상회의 결과물인 ‘사마르칸트 선언’에 중국이 미국의 대중국 포위망 구축에 맞서 강조해온 ‘집단화·이념화·대항적 사고를 통한 국제·지역문제 해결 반대’가 대부분 반영됐다.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6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참석 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대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G20 등 서방 국가 대면 준비하는 시진핑

 

시 주석은 SCO 정상회의 기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우려’를 표시하며 오는 11월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에서 서방 국가와의 대면도 준비하는 치밀한 모습도 보였다.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일대일 회담을 시작하면서 “우리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하여 중국 친구들의 균형 잡힌 입장을 높이 평가한다”며 “우리는 이 점에서 당신의 의문과 우려를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회의에서, 물론 우리는 이전에 이것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이 문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자세히 설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이 러시아에 대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의문과 우려”를 표시했음을 푸틴 대통령이 직접 인정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에 밀려 주요 지역에서 철수하는 등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방 언론에서는 러시아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을 취해오던 중국의 이 같은 기류 변화가 중·러간 균열의 징조라는 해석까지 나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 AP연합뉴스

하지만 시 주석이 G20 등 본격적으로 국제 사회에서 나서는 상황에서 서방의 경계와 견제를 피하기 위한 전술적 고려로 봐야한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16일(현지시간) 시 주석이 우려를 표한 것에 대해 “중국의 메시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영향에 대한 전 세계의 우려를 반영한다”며 “전쟁이 전 세계 인류의 이익에 반하는 적대행위라는 것을 나타내며 러시아가 침공을 중단하도록 압박을 강화한다고 생각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중국의 러시아에 대한 접근에는 변화가 없다.

 

중국 권력서열 3위인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은 지난 7∼10일 러시아 방문기간 모스크바에서 뱌체슬라프 볼로딘 국가두마(하원) 의장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은 우크라이나 상황에서 러시아의 중요한 이익을 대변하는 문제에 대해 이해하고 지지한다”며 중립적인 입장에서 오히려 러시아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러시아와 ‘무제한 협력’을 강조한 중국이지만 신중하게 접근하려는 모습은 읽힌다.

 

중국 측 공식 발표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직접 언급이 빠져 있다.

 

중국은 서방의 제재 우려 탓에 그동안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에 군사장비 등 물질적 지원은 하지 않았다. 다만 러시아산 원유 등을 저가에 대거 사들여 경제적 도움을 주는 등 방식으로 전략적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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