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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돈 내놔”…장난감 총 들고 은행 턴 여성, 영웅됐다[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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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9-17 17:43:43 수정 : 2022-09-17 17:4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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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병으로 죽어가는데 은행당국의 출금제한조치로 돈 못 찾아
조카 장난감 총 들고 예금된 은행 털어…총 1만3000달러 찾아가
조카의 장난감 총을 들고 은행에 난입한 여성. 자매의 병원비가 필요해 자신의 예금을 찾으러 왔다. 트위터 캡처

 

최악의 경제난에 시달리는 중동국가 레바논에서 한 여성이 자신의 예금을 찾기 위해 장난감 총을 들고 은행에 난입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는 자매의 병원비가 급한 해당 여성이 은행당국의 출금 제한 조치로 계좌에 예치된 예금을 찾지 못하자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께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 있는 블롬은행 지점에 검은색 상·하의를 입은 채 권총을 든 여성 등이 들어섰다.

 

이 여성은 총을 꺼내 들고 책상 위로 올라가 “병원에서 죽어가는 언니의 계좌에서 돈을 찾으러 왔다”며 “나는 누군가를 죽이거나 쏘려고 온 게 아니다. 그저 나의 권리를 주장하러 왔다”고 소리쳤다.

 

또한 이 여성과 함께 은행에 침입한 예금자 단체인 ‘예금자 절규’의 운동가들은 지점 곳곳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붙이려 했다.

 

이 여성은 결국 은행 창구에서 1만2000미국 달러와 1000달러에 해당하는 레바논 파운드화를 받아들었고, 일행은 보안회사 직원이 도착하기 직전에 깨진 유리를 통해 지점 건물 뒤쪽으로 빠져나갔다.

 

이 여성은 자신의 ‘과격한’ 예금 인출 과정을 페이스북으로 생중계했으며, 실제 이 은행의 고객인 살리 하피즈로 밝혀졌다.

 

그는 현지 방송과 인터뷰에서 예금을 인출하기 위해 강도 행세까지 한 사연을 털어놓았다.

 

하피즈는 “은행 지점장에게 가족이 맡긴 2만 달러를 달라고 애원했다. 언니가 암에 걸려 병원에서 죽어가기 때문에 병원비가 필요하다고 했지만 소용없었다”며 “결국 잃을 것이 없는 상황에 몰렸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이 은행에 들어갈 때 가져간 권총은 조카의 장난감이었다고 주장했다.

 

레바논은 지난 2019년부터 경제난을 겪고 있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2020년 베이루트 항구 대폭발, 우크라이나 전쟁 등 여러 가지 악재가 겹치면서 사상 최악으로 치달았다.

 

현지 화폐인 레바논 파운드화 가치는 90% 이상 폭락했다. 세계은행(WB)은 이런 레바논의 경제 위기를 19세기 중반 이후 세계 역사에서 가장 심각하고 장기적인 불황으로 진단했다.

 

이런 경제 위기 속에 레바논 은행들은 ‘뱅크런’(은행의 예금 지급 불능을 우려한 고객들의 대규모 예금인출 사태)을 막기 위해 대부분 고객의 예금 인출을 제한했고, 이로 인해 레바논 주민 대다수는 은행에 돈이 있음에도 쓸 수 없는 상황을 맞았다.

 

한편, 레바논에서는 예금 인출 제한이 장기화하자 무기를 소지한 채 은행에 들어가 인출을 요구하는 사태도 종종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한 남성이 베이루트의 한 은행에 소총을 들고 난입해, 아픈 아버지의 병원비가 부족하다며 자신의 계좌에 들어 있는 20만 달러의 예금을 돌려 달라며 인질극을 벌이기도 했다. 또 이날 베이루트 북동부에 있는 소도시 엘리에서도 무장한 남성이 예치된 돈의 일부를 받은 뒤, 보안 당국에 자수했다고 국영 뉴스통신사 NNA가 보도했다.

 

예금을 찾기 위해 은행을 위협했던 사람들은 일시적으로 구금되지만, 곧 풀려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람들은 이들을 측은하게 여기거나 영웅 취급하기도 한다.

 

이날 과격한 예금 인출로 주목을 받은 하피즈 역시 SNS에서 영웅으로 부상했으며, 그 역시 사람들에게 행동에 나서라고 독려했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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