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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이어 인도도 푸틴에 "지금 전쟁 할 때냐"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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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9-17 13:00:00 수정 : 2022-09-17 11:5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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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디, 푸틴과의 정상회담에서 '우려' 전달
남아공 "전쟁 탓에 아프리카 굶주릴 위기"
美 백악관 "푸틴의 국제사회 고립 보여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고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에 고전을 면치 못하자 그간 러시아 편을 들거나 러시아 비판을 자제해 온 나라들도 서서히 태도를 바꾸는 모습이다. 인도는 러시아 면전에서 “지금은 전쟁을 할 때가 아니다”고 면박을 줬으며,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미국과의 정상회담에서 아프리카 식량 위기를 거론하며 “분쟁을 빨리 끝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16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만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왼쪽)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마르칸트=AP연합뉴스

앞서 중국도 러시아에 처음으로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인도, 남아공, 중국 등은 러시아와 ‘브릭스’(BRICS) 활동을 함께해 온 우호국들이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16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났다. 전날 이 도시에서 개막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별도 영자회담을 가진 것이다.

 

이 자리에서 모디 총리는 푸틴 대통령한테 “지금은 전쟁을 할 때가 아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인도는 그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하지 않고 관련 입장 표명도 자제해왔다. 미국, 유럽연합(EU) 등 서방이 주도하는 러시아 경제제재 또한 동참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로서는 당혹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인도의 입장과 우려를 알고 있다”며 일단 한 발 물러섰다. 그러나 곧장 “우크라이나에 평화협상을 제안했으나 그 지도부가 협상 절차를 거부했다”며 책임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한테 떠넘기는 뻔뻔한 태도를 보였다.

 

같은 날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미국 워싱턴 백악관을 방문해 조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남아공도 그간 러시아와 친하게 지내며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지 않은 대표적 국가다. 두 정상이 비공개 회담을 시작하기 전 취재진 앞에서 행한 모두발언에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등장하지 않았다.

 

16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한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왼쪽)이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그런데 정상회담 후 나온 공동성명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을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는 취지의 표현이 들어갔다. 구체적으로 두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충돌이 아프리카 식량 안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우리는 그에 대한 우려를 공유한다”고 했다. 이어 ”양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충돌을 비롯한 시급한 과제들을 해결하기로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분쟁’, ‘충돌’ 같은 모호한 용어를 써 러시아에 대한 비난 수위를 끌어내렸지만 전쟁이 더 장기화하는 경우 아프리카 국가들이 겪게 될 식량난을 거론함으로써 ‘빨리 전쟁을 끝내라’는 압박을 가한 셈이다.

 

전날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역시 SCO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푸틴 대통령과 가진 정상회담에서 전쟁에 대한 ‘우려’를 표한 것이 국제사회를 뒤흔들었다. 이에 푸틴 대통령도 “우려를 잘 알고 있다”고 답했는데, 영국 BBC는 “우려를 알고 있다는 크레물궁의 시인은 전혀 예상치 못한 반응”이라며 “러시아·중국 관계가 점점 불평등해지고, 갈수록 러시아가 중국의 ‘주니어 파트너’(junior partner)로 전락하는 듯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미국은 고무된 표정이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인도, 중국 등의 태도 변화를 거론하며 “푸틴이 국제사회에서 점점 더 고립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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