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서 실랑이 버리다 사고날까봐 조용히 녹음기 켜
누리꾼들 “술을 곱게 좀 마시지”…차주 한목소리로 성토

만취한 한 남성 승객에게 대리운전 기사가 강제 추행을 당했다며 피해를 호소하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5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대리운전 중 강제추행’이라는 글이 게재됐다.
가끔 아르바이트로 대리운전을 한다고 자신을 소개한 글쓴이 A씨는 술에 취한 남성 승객으로부터 강제 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6월24일 오후 11시쯤 경기도 의정부시에서 발생했다. 대리를 부른 차량에 도착해보니 조수석에는 30대 초반 남성 B씨가 술에 취해 잠들어 있었다.
A씨는 B씨를 대신해 대리를 부른 지인에게 B씨의 아내 휴대전화 번호를 넘겨받고 통화한 뒤 출발했는데, 운행한지 5분 정도 지났을 때 시선을 느껴 옆을 돌아봤는데 B씨와 눈이 마주쳤다.
그런데 갑자기 B씨가 A씨의 오른쪽 팔을 쓰다듬으면서 “기사님 사랑해요”라고 말했다.
A씨는 “순간 소름 돋았지만 술에 많이 취해서 그런 거로 생각했다”며 “이후 차는 고속도로에 진입했고, 이번에는 B씨의 손이 제 신체 부위로 다가와 만지려고 해서 손을 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님, 왜 이러십니까’라며 말리자 B씨는 ‘기사님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으니 차를 세워달라’고 요청했다”며 “그래서 ‘지금은 고속도로라 못 세운다’라고 하니 B씨는 핸들을 잡고 본인 쪽으로 힘주어 돌리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차는 휘청거리면서 차선을 벗어났고, 자신은 핸들을 뺏기지 않으려고 하면서 B씨와 힘 싸움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A씨는 이런 상황에서 B씨와 실랑이를 벌이다 크게 사고가 날 것 같아 최대한 기분이 나쁘지 않도록 상대방을 안정시키기 위해 녹음기를 켰다.
A씨는 우여곡절 끝에 결국 B씨의 집에 도착해 B씨 부인에게 내려오라고 연락한 뒤 차에서 발생한 일을 상세히 설명하며 “사과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B씨 아내는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왜 내가 사과해야 하냐. 경찰에 신고하려면 해라”라면서 A씨를 노려봤다고 한다.
A씨는 “B씨 아내가 저를 쳐다보는 눈빛은 마치 벌레 쳐다보는 듯한 느낌이어서 모멸감을 느꼈다”라며 “B씨와 그의 아내가 집에 들어가자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아 떨리는 손으로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해당 사건은 현재 검찰로 송치된 상태이며, B씨는 끝까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A씨는 전했다.
이어 “사건이 발생한 지 약 3개월가량 지났지만, 지금도 심한 불면증에 일도 못하고 사람 만나는 게 불안해져서 우울증약에 의존하고 있다”라며 “진심으로 사과하면 경찰 조사시 고소 취하해주려고 여러번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합의 없이 큰 벌을 받았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또한 A씨는 당시 상황이 담긴 녹음본을 공개하며 “같은 남자에게 이런 일 당하는 게 살면서 거의 희박하지 않냐. 부인분한테 죄인 취급받았다는 것도 너무 충격적”이라고 하소연했다.
해당 게시글을 본 누리꾼들은 ‘비슷한 사건 있어서 손님이 여자인줄 알았는데 뭔가 이상하더라니’, ‘술을 곱게 좀 마시지’, ‘여자인지 남자인지 중요한 게 아닌데... 기사분 힘내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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