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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사 주범’ 부정맥, 실시간 진단·치료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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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9-15 11:13:41 수정 : 2022-09-15 11: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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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연 나노의학연구단, 심장 부착형 전자패치 기술 개발
“심장 표면에 부착…심장 움직임 감지·전기 자극 동시에 가능”
심장 부착형 패치형 디바이스 플랫폼 설계 모식도. 기초과학연구원(IBS) 제공

 

돌연사의 주범인 ‘부정맥’을 실시간으로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심장 부착형 전자패치 기술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이 기술은 기존 이식형 제세동기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심장질환 진단 및 치료 전자장치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의학연구단 박장웅 연구위원(연세대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부정맥을 실시간으로 감지해 미세 전기 자극으로 심장 박동을 정상화하는 ‘심장 부착형 전자 패치 기술’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정상적인 심장은 전기자극 생성조직에서 만들어내는 1분에 60~100회의 자극에 의해 규칙적으로 수축과 이완이 반복되면서 신체 각 조직으로 혈액을 공급한다.

 

부정맥은 심장에서 전기신호의 생성이나 전달에 이상이 생기거나 비정상적인 전기신호가 발생하는 경우 심장이 규칙적으로 수축하지 못해 맥박이 비정상적으로 빨라지거나 느려지거나 혹은 불규칙해지는 것을 말한다.

 

부정맥은 돌연사 등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심혈관질환으로 심장질환 환자의 경우 몸속에 이식형 제세동기를 삽입해 부정맥 발생 시 자동으로 심장에 전기충격을 가해 사망위험을 감소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기존 이식형 전자장치는 크기가 커 이식 시 가슴 피부를 절개하는 부담이 있고 정맥을 통해 전극을 심장에 넣는 방식으로 작동돼 감염이나 정맥 천공, 허혈성 염증 등 합병증의 위험이 있다. 또 이식형 전자장치는 외부 전기자극에 민감할 수 있어 시술받은 환자의 외부활동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실시간 심실 세동 부정맥 진단 및 치료 데이터. 빨간색 선이 전자패치를 이용해 심실 세동을 진단하고 치료 기능을 수행한 결과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제공

 

연구팀은 대표적인 심장 진단 방식인 심전도가 아닌 심장이 수축·이완하는 물리적 운동을 직접 감지할 수 있는 반도체 기반의 압력센서를 개발했다.

 

이 센서는 심장 표면에 부착될 정도로 얇은 패치 형태로, 고해상도 압력센서가 분포돼 있어 심장 표면 압력 분포를 실시간 감지할 수 있다.

 

또한 부정맥을 감지하면 심장에 전기 자극을 가하도록 표면적이 넓은 나노구조 전극을 결합했다.

 

즉, 하나의 패치로 심장의 압력 감지, 미세 전기 자극을 동시 수행할 수 있다.

 

압력센서는 몸속 내부 또는 외부에서 가해지는 전기적 신호에 간섭을 받지 않아서 압력 감지 기능과 전기 자극 기능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

 

연구팀은 부정맥을 유발한 실험용 토끼의 심장 표면에 자동으로 미세 전기 자극을 가해 심장 박동을 정상화하는 데 성공했다.

 

전자 패치를 심장 표면에 장기간 안정적으로 고정하기 위해 홍합의 접착 능력을 모방해 생체 접합성이 우수한 하이드로젤 접착제도 개발했다.

 

이 접착제가 코팅된 전자 패치는 실험 토끼의 심장 표면에 부착된 지 10주가 지나도 안정적으로 기능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박장웅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로 개발된 심장 부착형 전자패치 기술은 기존 이식형 제세동기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심장질환 진단 및 치료 전자장치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임상실험을 거쳐 상용화해 실제 부정맥 환자들에게 적용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이날 온라인 게재됐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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