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점 쪽으로 2.3㎞ 정도 축소
지구온난화로 해수면 온도 상승
다 녹으면 전 세계에 극심한 해수면 상승에 따른 재앙을 유발한다는 뜻에서 둠스데이(Doomsday: 종말의 날)로도 불리는 남극 아문센해 스웨이츠 빙하가 최근 예년의 2∼3배 속도로 녹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구온난화로 따뜻해진 바닷물이 해수면과 맞닿은 빙붕(氷棚)은 물론, 바닷속 빙하까지 녹인다는 내용이다.
CNN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지구과학에 발표된 논문을 인용해 스웨이츠 빙하가 연간 2.12㎞에서 2.3㎞ 정도 남극점 쪽으로 축소됐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9만2000㎢ 규모의 스웨이츠 빙하는 한반도 전체 면적(22만748㎢)과 비슷한 규모다. 남극에서도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지역으로 꼽힌다.
연구팀은 2020년 3월22일에서 9월4일 사이 5개월 반 동안 잠수탐사 등을 진행해 연구 결과를 얻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런 빙하 축소 속도는 1996∼2009년의 2배, 2011∼2017년의 3배다. 지난 30년간 아문센해 빙하에 대한 대부분의 관측에서 남극 내륙으로의 후퇴 속도가 연간 1∼2㎞를 초과하지 않았다.
빙하가 점차 더 빨리 내륙으로 붙는 이유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온도 상승이다. 바다 수위가 올라갈 때 빙붕 하부 바닥과 해저가 맞닿은 부분이 들린 틈으로 들어간 따뜻한 바닷물이 해빙을 가속하면서 점점 빙하를 뒤로 밀어내는 것이다.
빙붕은 남극대륙 위에 놓인 빙하에서 이어져 바다에 떠 있는 200∼900 두께의 거대한 얼음덩어리다.
어떻게 해수면의 따뜻한 물이 해저로 내려가는지는 한국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해양수산부 산하 극지연구소는 6일 따뜻한 바닷물이 남극 빙붕 하부를 녹이는 ‘소용돌이 기작(機作·메커니즘)’을 규명해 학술지 커뮤니케이션스 지구와 환경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그간 바다 표면의 따뜻한 물이 어떻게 수백 두께의 빙붕 아래로 흘러들어 가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혀진 바 없었다. 연구팀이 2019년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로 남극 웨들해 쪽 난센 빙붕에 접근한 뒤 무인 수중글라이더를 활용해 바닷속 정보를 수집·분석한 결과, 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는 직경 10㎞의 소용돌이가 표면의 따뜻한 바닷물을 빙붕 하부로 전달하는 과정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스웨이츠 빙하에서도 이러한 소용돌이 현상이 있을 것으로 보고 2023년 말부터 현장탐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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