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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세 모녀 사건 없게… 복지 사각 이웃 찾아 살길 줄 것” [민선8기 단체장에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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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9-06 06:00:00 수정 : 2022-09-05 21:2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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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근 경기 화성시장 인터뷰

동장 출신… 공동체 회복 최우선
고위험가구 발굴 위한 TF 구성
주소 불명 등 1만여건 전수조사

수원 군공항, 화옹지구 이전 관련
국제공항 설치 땐 주민투표할 것
첨단도시 ‘테크노폴’ 조성 등 총력

“시장이라는 자리가 보이는 것처럼 대단하진 않습니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시민 한 명을 찾아내 돕는 게 큰 복지관 하나 짓는 것보다 보람찬 일이 아닐까요.”

정명근 화성시장이 지난달 30일 세계일보 인터뷰에서 시정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화성시 제공

정명근 경기 화성시장의 얼굴에는 최근 잇따라 복지 사각지대 관련 사건이 발생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배어 있었다. 그는 지난달 30일 세계일보 인터뷰에서 “일시적 도움이 아니라 지속적 관심과 관리가 이어지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방치하지 말자’, ‘어려운 사람을 살리자’는 생각이 강하다”며 “발굴된 취약가구를 민간 자원 연계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시장은 취임 직후 열흘 넘게 향남읍부터 동탄3동까지 화성 전 지역을 돌며 현안을 챙기는 섬세한 행보를 보였다. ‘자살예방 핫라인’도 그의 작품이다. “마지막 순간에 전화라도 한 통 달라는 심정으로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하려는데, 주변에서 말리더라”라며 “유선을 별도로 개설해 직원들이 응대하다가 위급 상황으로 판단되면 (시장에게) 연결하게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지역·계층 불균형 해소를 위한 공동체 회복은 정 시장이 꿈꾸는 세상이다. 그는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29년간 행정공무원으로 일한 뒤 5급 사무관(동장)으로 정년 퇴임한 남다른 경험을 지녔다. 일선 읍·면에서 민원 담당을 맡기도 했고, 동탄4동장으로 2년2개월간 일했다. 경기도에서 배출한 세 번째 동·면장 출신 기초단체장이다.

지난달 21일 수원에서 일어난 ‘세 모녀’ 사건은 정 시장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했다. 병마와 생활고에 지친 이들에게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자괴감 때문이다. 숨진 세 모녀는 긴급생계지원 등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었지만, 실제 거주지(수원)와 주민등록지(화성)가 달라 기회를 놓쳤다. 그는 “늘 인력 부족을 탓하지만 공무원이 게을렀을 수 있다”며 “반복해서 확인하고 주민등록 말소 등의 절차를 밟아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적 영역의 개입은 한계가 있다”며 “이 순간에도 100만원이 없어 죽으려는 사람들을 지역 독지가, 공동체와 연결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성시는 이 사건 이후 ‘복지 사각지대 고위험 발굴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 이달 말까지 거주 불명 등으로 복지 서비스가 종결된 가구 1176건과 위기정보입수대상자 조회를 통한 고위험 대상자 8984건 등을 전수 조사할 방침이다.

수원 군공항의 화성 화옹지구 이전 주장은 또 다른 화두다. 정 시장은 “이재준 수원시장과 한 달에 한 번씩 만나 현안을 나눈다”며 “화성시장으로서 군공항 이전이 아닌 ‘폐쇄’를 주장할 수밖에 없다. 군공항 (강제) 이전을 두고 동·서 주민이 다른 목소리를 내는 가운데 국제공항 유치에 나서는 건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제공항이 들어서면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되지만 반세기 뒤 미래 세대를 위해 (화옹지구라는) 공간을 남겨두는 것도 대안”이라며 “정부에서 항공 수요 등을 따져 국제공항 설치를 결정하면 비로소 주민투표에 부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사회과학원 석사 출신인 정 시장의 민선 8기 시정 기치는 ‘내 삶을 바꾸는 희망 화성’이다. 인구 100만을 넘어 200만의 메가 시티로 도약하기 위해 균형발전 특례시, 스마트 미래 도시, 포용적 복지 도시, 친환경 생태·문화 도시, 지역 상생 기업 도시라는 5개 비전을 제시했다.

뉴욕 센트럴파크를 벤치마킹한 ‘보타닉 가든’은 인구증가율이 가장 높은 젊은 도시를 생태도시로 만들기 위한 첫걸음이다. 또 2027년 개통 예정인 트램 외에도 동탄∼매송을 잇는 도로망,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조기 개통, 신안산선·신분당선의 향남 연장 등이 추진된다. 실리콘밸리를 모델로 삼은 첨단기술 집적도시 ‘화성형 테크노폴’ 구상은 미래 먹거리를 위한 청사진으로 꼽힌다.


화성=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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