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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 참사 잊지 말아야" 獨·이스라엘 정상 '굳은 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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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9-05 13:22:29 수정 : 2022-09-05 13:22:28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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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올림픽 선수촌 인질극 참사 50주년
이스라엘 선수 11명 테러 집단에 살해돼
독일, 책임 인정 및 배상금 지급에 합의

1972년 뮌헨올림픽 당시 이스라엘 대표선수단 11명이 테러로 숨진 사건과 관련해 독일이 “그들의 목숨을 구하는 작전에 실패한 것은 우리 책임”이라고 이스라엘 측에 인정했다. 독일 정부와 당시 희생자 유족들은 배상금 액수 등에도 합의했다.

 

뮌헨올림픽 참사 50주년 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4일(현지시간) 독일을 방문한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왼쪽)이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베를린=AP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전날 독일을 방문한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을 위한 국빈만찬 자리에서 “당시 이스라엘 선수들의 안전을 보장해야 할 책임은 우리 독일한테 있었다”며 “하지만 너무 오랫동안 우리는 책임을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고 사실상의 사과 발언을 했다. 이는 뮌헨올림픽 참사 50주년을 맞아 이뤄진 뜻깊은 진전이며 독일이 참사를 막지 못한 잘못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AFP는 평가했다.

 

1972년 9월5일 하계올림픽이 열리고 있던 뮌헨의 이스라엘 선수촌에 ‘검은 9월단’ 소속 괴한들이 난입했다. 이 조직은 지금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생기기 전에 존재했던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와 연계된 테러 집단이었다. 이들은 “팔레스타인 해방”을 외치며 이스라엘 선수 2명을 그 자리에서 살해하고 9명을 인질로 잡았다. 독일 경찰이 섣불리 진압작전에 나섰다가 인질 9명과 독일 경찰관 1명까지 총 12명이 목숨을 잃는 참사로 비화했다.

 

1972년 9월5일 뮌헨올림픽 참사가 일어났을 당시 이스라엘 선수촌으로 쓰이던 건물. 팔레스타인과 연계된 테러 조직이 선수촌에 난입해 인질극을 벌이는 과정에서 이스라엘 선수단 11명과 독일 경찰관 1명 등 총 12명이 목숨을 잃었다. 뮌헨=AP연합뉴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의 진솔한 태도는 배상금 문제로도 이어졌다. 희생자 유족들은 지난 50년간 “인질극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독일 정부가 배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으나 독일 정부는 어정쩡한 태도로 일관해왔다. 그러다가 50주년 기념일이 다가오면서 태도를 바꿔 최근 유족들에게 총 2800만유로(약 380억원)을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해 결국 유족 측과 합의가 이뤄졌다.

 

이와 관련해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헤르초그 대통령에게 “너무 오랫동안 우리는 유족들의 고통을 인정하지 않았다”며 “50년이 지나서야 배상금에 합의한 건 부끄러운 일”이라고 했다. 헤르초그 대통령은 “앞으로도 계속 우리는 이 비극의 교훈을 기억하고 또 환기시켜야 한다”며 “미래 세대도 테러와 맞서 싸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아야 한다”고 화답했다.

 

이처럼 뮌헨올림픽 참사와 관련해 독일과 이스라엘 간에는 타협이 이뤄졌으나 정작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의 반성 및 사과는 아직 요원해 보인다. 지난달 독일을 방문한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기자회견에서 “뮌헨올림픽 참사 50주년을 맞아 독일 및 이스라엘 정부, 그리고 희생자 유족들에게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가 이스라엘한테 당한 것이 더 많다’는 취지의 답변을 하는 것으로 사과를 거부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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