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새 0.29%P나 뛰어올라
주담대 4.16%… 2013년 이후 최고
기준금리 인상 등 금리 상승 영향
저축 예금금리 2.93%… 0.52%P↑
예대금리차는 5개월 연속 축소
변동금리 비중 다시 늘어 82.2%
기준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평균금리가 9년4개월 만에 4%대 중반으로 올라섰다. 인상이 예고된 상황에서 대출자 10명 중 8명에 달하는 변동금리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계속해서 늘고 있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금리는 연 4.52%로 한 달 새 0.29%포인트 올랐다. 이는 2013년 3월(4.55%) 이후 9년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5% 이상 고금리 대출 비중도 6월 11.8%에서 지난달 16.3%로 뛰었다. 박창현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와 단기 지표 금리가 올랐고,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일반 신용대출 비중이 확대되면서 전월 대비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는 4.16%로 전월보다 0.12%포인트 오르면서 2013년 1월(4.17%) 이후 9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신용대출금리는 한 달 새 6.00%에서 5.91%로 0.09%포인트 떨어졌다. 씨티은행 대환(갈아타기) 대출 등에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적용하면서 인하 효과가 발생한 것이다.
기업 대출금리도 4.12%로 6월(3.84%)보다 0.28%포인트 높아졌다. 기업·가계대출금리를 모두 반영한 예금은행의 전체 대출 평균 금리는 6월(3.90%)보다 0.31%포인트 높은 4.21%였다.

예·적금 등 저축성 수신(예금) 평균금리는 연 2.93%로 전월보다 0.52%포인트 급등했다. 2013년 2월(2.94%) 이후 9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인상 폭 기준으로는 1998년 1월(3.89%포인트) 이후 24년 6개월 만에 가장 컸다. 박 팀장은 “지난달 기준금리 인상(0.50%포인트)과 이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 유동성 관리를 위한 고금리 수신 취급(특판 행사) 등의 영향으로 수신금리가 상승했다”면서 “통상 대출금리는 일정 시차를 두고 반영되지만 수신금리는 정책금리(기준금리) 변동을 즉시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의 신규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대출 평균 금리-저축성 수신금리)는 1.28%포인트로 전월(1.49%)보다 0.21%포인트 축소됐다. 이는 2008년 1월(1.24%포인트) 이후 14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신규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지난 3월부터 5개월 연속 감소세다. 예대금리차 축소는 수신금리보다 대출금리 상승 폭이 작았기 때문인데, 이는 지난 23일 시작된 은행별 예대금리차 월별 공시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예대금리차 공시가 지난달 기준으로 시작돼 ‘이자 장사’ 비판을 피하기 위한 은행들이 고금리 특판 상품 등을 연달아 내놨기 때문이다. 은행들의 수익성과 연관된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도 2.38%포인트로 전월보다 0.02%포인트 하락했다.

금리 상승기에도 변동금리 비중은 다시 늘었다. 가계대출 중 신규취급액 기준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82.2%로 집계됐다. 지난 6월 81.6%로 5월(82.6%)보다 소폭 줄었던 변동금리 비중이 지난달 다시 증가 전환한 것이다. 잔액 기준으로도 변동금리 비중은 6월(78.1%)보다 0.4%포인트 늘어난 78.4%로 나타났다. 박 팀장은 “씨티은행 대환대출이 발생하면서 금융채 3개월물 등 변동금리를 적용해 변동금리 비중이 다시 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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