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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엔진 4개 중 1개 연료 누출… 반세기 만의 달탐사 재정비

입력 : 2022-08-29 22:50:00 수정 : 2022-08-29 22:53:40
나기천 기자,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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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9월 2일 재도전

긴박했던 카운트다운 순간
액체수소 주입 과정 누수 확인
사전 리허설서도 동일한 문제
SLS 로켓 완성도에 의문 제기

다시 탐사선 보내는 이유
“우주개발 패권 뺏길 수는 없다”
美, 中의 ‘우주굴기’에 자극받아
달에 얼음 존재 가능성도 관심

인간을 50여년 만에 처음으로 다시 달에 보내는 아르테미스(Artemis) 프로그램의 첫걸음이 다음 달로 연기됐다.

SLS 본체 맨 아래에 달린 4개의 주 엔진

미국 나사(NASA·항공우주국)는 29일(현지시간) 연료누출 문제 등이 확인돼 오리온(Orion) 우주선을 실은 신형 거대 로켓인 우주발사시스템(SLS)의 발사를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나사는 차기 예비 발사일로 9월2일과 5일을 상정하고 있어, 이르면 다음달 2일 다시 발사가 시도된다.

 

◆연료 누출 등 확인 발사 연기

이날 오전8시33분(미국 동부시간 기준, 한국시간 오후 9시33분) SLS로켓 발사 예정시각 2시간 전에 맞춰 사전 절차에 들어가려던 일정은 발사 장소인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케네디 우주센터 날씨가 좋지 않아 1시간 늦게 시작됐다. 나사는 당초 이날 발사 가능성이 70%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재개된 최종 발사 준비 중 SLS에서의 연료누출이 발생해 나사는 연료 공급을 중단했다. 264만9788ℓ에 달하는 액체 산소·수소를 채우는 과정에서 액체 산소는 문제없이 들어갔지만 액체 수소 주입 과정에서 누수가 확인된 것이다. 연료가 샌 곳은 SLS 본체 맨 아래에 달린 4개의 주 엔진(RS-25) 중 1곳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수소 분자가 매우 작기 때문에 유출 부위를 막기 어렵고 초저온 상태도 유지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연료누출은 지난 4월에 진행된 사전 리허설에서도 똑같은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SLS 로켓의 완성도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미, 중국과 우주에서 패권 경쟁

미국은 최근 무서운 속도로 따라온 중국보다 먼저 달과 화성에 인간을 보내 우주개발 패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 아르테미스 계획을 추진 중이다.

빌 넬슨 나사 국장은 28일 NYT 인터뷰에서 “우리는 중국이 ‘여기(달)는 우리 땅이다. 나가라’고 말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중국의 우주 야망 확대가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동기를 부여했다”고 말했다.

 

중국은 2045년까지 우주기술과 개발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로 부상한다는 우주 굴기(떨쳐 일어남)를 목표로 태양계 행성 탐사용 우주기술과 핵 추진 우주왕복선 개발 등을 추진 중이다.

2021년 12월 27일 중국의 우주정거장 '톈궁' 건설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선저우 13호'에 탑승한 우주비행사 예광푸가 우주정거장 핵심 모듈(module)인 '톈허'에서 나와 두 번째 우주 밖 임무를 수행하는 모습을 담은 베이징 항공우주 관제센터 스크린을 캡처한 사진. 베이징=신화연합뉴스

중국이 현재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사안은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하는 독자 우주정거장 톈궁(天宮) 건설이다. 지난해 4월 우주정거장 본체인 톈허(天和)를 쏘아 올린 데 이어 10월 두 번째 실험실 모듈 멍톈(夢天)을 발사한다. 톈허와 멍톈이 도킹하면 T자형 우주정거장의 기본 골격이 완성된다.

중국은 이후 화물우주선과 유인우주선을 추가로 발사해 올해 안에 우주정거장 건설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러시아가 2024년 이후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철수하겠다고 밝혀 중국이 건설 중인 우주정거장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중국은 또 우주선 두 대를 활용해 화성 암석시료를 지구로 가져오는 플랜도 세웠다. 2028년 말 화성으로 우주선을 보내 2031년 7월 암석 시료를 갖고 지구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미국이 2033년 화성 시료를 지구로 가져올 것으로 보여 계획대로면 중국이 2년 빠르다.

2019년 달의 뒷면에 인류 최초로 탐사선을 착륙시킨 중국은 2024년에는 달 뒷면의 샘플을 채취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우주 태양광발전소 건설 프로그램도 2028년에 시작할 계획이다.

아르테미스 로켓. AP연합뉴스

◆인간의 달 귀환 성공 후엔 화성이 목표

얼음의 존재 가능성은 달에 대한 인간의 관심을 다시 자극한 현실적인 이유로 꼽힌다. CNN에 따르면 달은 당초 연구와 달리 완전히 건조하진 않다는 것이 최근 밝혀졌다. 태양 빛이 닿지 않는 달의 극지방인 영구음영(永久陰影) 지역에서 얼음의 존재 가능성이 확인됐다. 아르테미스 임무의 최종 목적지가 달 남극의 영구 음영지역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얼음이 실제 존재한다면 향후 달에 체류하는 우주인의 식수로 사용할 수 있고 수소와 산소로 분해해 공기도 만들 수 있다. 물은 또 로켓의 연료가 된다. 나사는 2024년 아르테미스Ⅱ 프로그램 때 달 극지방에 탐사선을 착륙시켜 지하 1m까지 시추해 이를 확인할 예정이다.

아르테미스의 최종 목적지는 화성이다. 이르면 2024년쯤 건설될 달 궤도 우주정거장 게이트웨이에서 화성 탐사선을 쏘아 올리는 방식이다. 나사가 지구에서 달까지 12.5일이 걸렸던 아폴로 미션 때와 달리 이번에 40일 이상이 걸리는 방식을 택한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화성까지 장기간 우주 공간을 이동하는 동안 경험하게 될 인간의 한계를 미리 테스트해보려는 의도다. 척박한 달에 인간을 상주시키려는 이유도 같다.

넬슨 국장은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통해) 인류가 이런 혹독한 조건에서 어떻게 살 수 있는지와 달에 있는 자원을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지 배울 것”이라고 말했다.


나기천 기자,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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