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재개발 전환 의견수렴 추진
경의선 지하화·新대학로 조성 등
침체된 신촌 상권 회복에 온 힘
‘인생케어’ 키워드로 행정 확대”
이성헌 서대문구청장 앞에는 청와대 정무비서관, 재선 국회의원 출신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30년 가까이 정치인으로 쌓은 경험을 토대로 그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행정가로 변신했다. 구청장 취임 후 행정가로서 책임감과 재미를 동시에 느끼고 있다는 이 구청장은 22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서대문구를 확 바꿔내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서대문구는 그동안 각종 제한과 규제로 개발사업이 지연되며 발전이 더딘 도시라는 이미지를 갖게 됐다”며 “서울시와 함께 신속통합기획 개발을 추진하고, 대규모 재개발이 어려운 노후 저층 주거지역은 ‘모아주택’·‘모아타운’ 방식으로 개발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구청장의 핵심 공약은 유진상가와 인왕시장이 있는 홍제역 일대에 강남의 코엑스 같은 서북부 랜드마크를 조성하는 것이다. 이 지역은 현재 도심형 공공재개발 방식으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서울시의 사업계획안이 오는 10월 결정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변수는 개발 방식이다.
이 구청장은 “공공재개발 방식으로 추진하던 사업지도 민간재개발 방식으로 사업 모델을 바꾸려 한다면 받아주겠다는 것이 서울시의 입장”이라며 “개인적으로 수익성 측면에서 민간재개발 방식이 더 낫지 않을까 싶은데, 주민 의견을 수렴해 순조롭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상권이 침체한 신촌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는 일도 이 구청장이 공을 들이는 부분이다. 그는 인근 마포구 일대 경의선 지하화 이후 폐철길이 공원으로 탈바꿈하면서 홍대와 신촌 상권의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그가 제시한 방안은 신촌지역 경의선 철도를 지하화하고, 유휴부지에 ‘신대학로’를 조성하는 것이다.
이 구청장은 “관내 대학을 연결하는 신대학로를 만들어 청년들을 위한 창업시설과 공연장 같은 문화시설을 조성하고, 연트럴파크보다 더 멋진 공원을 조성해 신촌이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현재 차 없는 거리로 운영 중인 연세로를 내달까지 차가 다니도록 원상회복시켜 상권을 되살리겠다”고 강조했다.
경의선 지하화와 관련해선 “국토교통부, 서울시와 함께 이번에는 꼭 완수하겠다”며 “국책사업이기 때문에 조 단위의 비용이 들어가는 사업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민자 유치를 통해 사업비를 마련하는 방향으로 사업 추진을 구상하고 있다. 제가 국회의원 당시에도 추진했던 부분”이라면서 “구간 사이사이에 투자해서 수익이 나올 수 있는 상업적인 공간이 많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지역개발과 함께 구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복지 증진에도 힘쓴다. 인생 전반을 돌보는 ‘인생케어서비스’로 행정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이 구청장은 “인생케어서비스의 가장 중요한 점은 자립적으로 살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주는 것”이라며 “일자리부터 건강돌봄 등 종합적인 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어려운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호흡도 이 구청장이 자신하는 부분이다. 두 사람은 16대 국회에서 당시 한나라당 소장파 모임인 ‘미래연대’의 공동대표를 맡았던 인연이 있다. 이 구청장은 “오 시장과는 의사소통하기에 굉장히 편한 관계”라며 “약자와의 동행 등 오 시장이 추진하는 정책이 제 공약과 비슷한 부분이 많은 만큼, 한 팀을 이뤄 서대문구 발전을 위한 구정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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