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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돌은 청동기 시대에 성행하여 초기 철기 시대까지 존속한 무덤 양식으로 거석문화(巨石文化)의 일종이다. 전 세계 고인돌은 약 6만 기에 달하는데 그중 절반이 한반도에 존재한다. 그래서 한반도를 ‘고인돌의 나라’라고 부르기도 한다. 함경북도 일부 지방을 제외한 전 지역에 골고루 분포되어 있는데, 인천 강화, 전북 고창, 전남 화순의 고인돌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고인돌에서는 마제석검, 비파형 동검 등 청동기 시대 유물이 출토되고, 일부에서는 암각화, 별자리도 발견됐다.

‘고여 있는 돌’이라는 뜻의 고인돌이라는 이름은 우리나라 1세대 고고학자인 한흥수가 지었다. 형태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지상에 윗돌(上石)과 받침돌이 높이 올라와 있는 탁자식, 지면에서 낮게 4∼5개의 받침돌로 윗돌을 고인 바둑판식, 받침돌 없이 지면에 큰 돌(윗돌)만을 바로 놓은 개석식으로 대별된다. 그러나 우리나라 고인돌은 훼손이 심각한 수준이다. 100여년 전만 해도 이게 무덤이라고 생각하지 못해 큰 돌이 필요하면 아무 거리낌 없이 이 바위를 갖다 썼다. 또 밭을 일구고 길을 내는 데 고인돌이 있으면 별생각 없이 치워 버렸다.

2006년 땅속 10m 지점에서 발견된 경남 김해시 구산동 고인돌은 윗돌 무게 350t, 길이 10m, 묘역 규모 1615㎡로 세계에서 가장 큰 지석묘로 통한다. 구산동 고인돌에서 발굴된 토기는 기원전 2~1세기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김수로왕의 가락국 건국 시기로 알려진 서기 42년보다 훨씬 앞선다. 가야 탄생의 비밀을 밝힐 단서를 찾을 수 있는 유적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 고인돌이 김해시의 복원·정비 작업 과정에서 훼손돼 말썽이다. 김해시가 2020년 12월부터 정비 공사를 하면서 묘역 바닥에 깔려 있던 박석(薄石·얇은 돌)들을 모조리 빼서 보존처리 후 다시 박아넣었다. 이 과정에서 박석 아래 청동기 시대 문화층(유물 존재 가능성이 있는 지층)도 훼손됐다. 김해시는 유적을 훼손한 혐의로 고발됐고 경찰 조사가 시작됐다. 문화재청과 협의도 없이 원형 보존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흙부터 팠다니 기가 막힌다. 유적 발굴·보존에 대한 인식 부족이 초래한 최악의 훼손 사례로 기록될 듯싶다.


박창억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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