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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판 뒤흔든 템퍼링 의혹, 후반전으로 [겜박싱]

관련이슈 김건호의 겜박싱 , 이슈팀

입력 : 2022-08-14 09:00:00 수정 : 2023-03-24 15:2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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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LCK 유명 해설자 친형의 템퍼링 의혹
의혹 제기한 기자 명예훼손 사건, 검찰 재수사 지휘
업계 일각에선 에이전트간 알력 다툼있다는 주장도
템퍼링 경계해야하지만, 억울한 피해자는 없어야

“템퍼링 의혹이 짙다.” vs “단순 선수 케어 차원이었을 뿐이다.”

 

e스포츠 판을 뒤흔든 ‘유명 LCK해설위원의 친형 템퍼링 의혹’과 관련해 사건이 후반전으로 넘어갔습니다. 경찰은 당초 의혹을 제기한 기자의 명예훼손 사건에 대해 무혐의로 결정 짓고 불기소의견으로 송치했죠. 하지만 세계일보 취재 결과 사건을 넘겨 받은 검찰은 관련 수사가 부족했다는 취지로 경찰에 재수사를 지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해 11월 제기된 템퍼링 의혹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템퍼링 의혹에 제기된 2021년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롤드컵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있는 중국의 에드워드 게이밍(EDG). 라이엇 게임즈 제공

◆템퍼링 관련 명예훼손 사건, 경→검→경

 

11일 업계에 따르면 이른바 LCK 해설자 친형의 템퍼링 의혹 사건은 지난해 11월 한 언론사가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기간 중 e스포츠 업계에서 일하는 강모 대표가 현장인 아이슬란드에 등장했다는 주장을 하면서 시작됐습니다. 템퍼링 의혹의 중심에 서있던 강 대표가 롤드컵에 등장해 의혹이 짙다는 것이 이 기사의 요지죠.

 

하지만 확인결과 실제 현장에 있던 것은 강 대표가 아닌 그의 쌍둥이 형이었고, 선수와 동행한 이유도 템퍼링이 아닌 선수측의 요청에 따른 케어 차원이었습니다. 이는 선수의 어머니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주장한 내용입니다.

 

템퍼링은 팀에 계약된 선수가 정해진 이적·연봉 협상기간 이전에 이행하는 부정적 사전교섭을 말합니다.

 

결국 억울함을 호소한 강 대표는 당초 의혹을 제기한 기자에 대해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경찰은 이 사건을 불기소 의견의로 송치했고, 검찰은 재수사지휘를 내렸습니다. 이제 경찰은 검찰의 재수사지휘에 따라 의혹을 제기한 기자의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추가 및 보강수사를 진행해야 합니다.

 

아직 수사 결과를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업계에서는 템퍼링의 경우 강 대표에게 억울한 면이 있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e스포츠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선수측의 해명과 강씨의 해명 등을 종합해보면 템퍼링이라기 보단 선수 매니저 차원으로 간 것으로 보인다”며 “e스포츠 업계 인맥이 많은 강 대표가, 해외유학파 출신으로 영어에 능통한 친형에게 선수케어를 부탁한 것으로 보는게 보다 정확하다”고 말했습니다.

 

◆경찰 조사, 왜 재수사 지휘 받나

 

그렇다면 검찰은 왜 이번 사건에 대해 재수사 지휘를 하게 됐을까요. 경찰의 불기소송치 결정문을 보면 곳곳에 허술한 점이 보입니다.

 

우선 경찰은 기사 내용 중 LCK 해설자의 친형이라는 부분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봤습니다. 강 대표든, 그의 형이든 기사가 단순히 LCK 해설자의 친형이라고 표현하고 있어 누구라도 문제가 없다는 것입니다. 엄연히 다른 사실이지만 경찰은 크게 문제라고 보지 않았습니다.

 

또 당초 이 기사는 LCK를 운영하는 라이엇게임즈코리아의 관계자 A씨와 H게임단 관계자 B씨를 통해 확인 한 것으로 보이는데, 정작 의혹의 당사자인 본인에게 반론권을 주지 않았다는게 강 대표측의 주장입니다.

 

공익성 때문이었다고해도 선수의 명예와 기업의 이미지에 치명적인 템퍼링 관련 기사의 사실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점은 아쉬운 대목입니다. 경찰은 불기소의견 송치를 결정하면서 템퍼링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는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기사의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만 확인한 정도죠.

 

경찰의 결정에 기자가 무혐의를 받았다는 기사까지 내놨던 이 언론사는 이번 검찰의 재수사 지휘에 머쓱한 상황이 됐습니다.

 

◆돈되는 에이전트 시장, 어두운 이면도 뒷말

 

한해 작게는 수억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의 연봉의 프로게이머들을 관리하는 에이전트는 큰 수익을 올릴수 있는 사업으로 급성장했습니다. 이번 사건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템퍼링과 관련한 의혹의 중심에는 항상 에이전트들이 있었습니다.

 

e스포츠업계의 한 관계자는 “LCK에서 1군급 선수들은 정해져있고 한정된 파이를 나눠먹는게 에이전트 사업”이라며 “결국 이런 상황 때문에 에이전트 업체간 갈등과 알력 다툼이 심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이같은 에이전트간 갈등과 아니면 말고식 의혹제기에 피해를 입은 것은 선수입니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피해를 입은 것은 논란의 중심에 서 있던 선수”라며 “템퍼링에 대한 정확한 문제제기와 해결책은 필요하지만, 억울한 에이전트나 선수가 없도록 LCK가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같은 사설 에이전트들의 각축장이 된 LCK 에이전트 사업을 정상화하기 위해 LCK도 나름의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LCK는 올해 스토브리그(계약 갱신이나 트레이드가 이뤄지는 비시즌)부터 공인 에이전트를 도입할 계획입니다. 사설 에이전트를 고용했던 기존 체제에서 벗어나 한국e스포츠협회와 LCK가 공인한 에이전트가 활동하도록 하는 조치입니다.

 

지금까지 LCK에서는 거대 에이전트가 선수를 빌미로 횡포를 부리고, 구단과 대립각을 세우는 등 크고 작은 논란을 만들어왔습니다. 공인 에이전트 도입을 통해 각종 논란을 최소화하는 한편, 선수들과 e스포츠 발전을 위한 에이전트들이 생겨나길 바랍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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