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대가 변하면서 다양한 라면들이 출시되고 있다.
기존에는 국물 있는 라면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면, 현재는 짜장·볶음·비빔면 등 국물 없는 제품들이 신흥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국물 없는 제품들도 나트륨·포화지방· 함량이 매우 높다. 오히려 국물로 희석되지 않아 더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또한, 열량·탄수화물은 국물 있는 라면보다 적어 한 끼 식사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러다보니 1봉 이상 섭취하는 경우가 많아 나트륨과 포화지방을 과다 섭취할 가능성이 크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국물 있는 라면에 이어, 국물 없는 라면도 판매량이 높은 ‘농심’ ‘오뚜기’ ‘삼양’ ‘팔도’ 짜장·볶음·비빔면 총 43개 제품의 영양성분을 전수조사했다. 조사결과 제품 1개에 1일 권장량의 나트륨이 최대 90%, 포화지방이 73%를 차지했다.
제품별 나트륨 함량을 조사한 결과, 국내 짜장‧볶음·비빔면 중 삼양 ‘4가지치즈불닭볶음면(1,790mg)’의 나트륨 함량이 1일 권장량의 90% 수준으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팔도의 ‘팔도라볶이(1,780mg)’가 89%를, 삼양의 ‘짜장불닭볶음면이 1,620mg으로 81%를 차지했다. 이외에도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삼양 ‘크림까르보불닭볶음면’(1,500mg), ‘치즈불닭볶음면’(1,440mg), 농심 ‘신라면볶음면’(1,390mg)이 1일 권장량의 70% 이상을 함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트륨 과다섭취는 위암·고혈압·뇌졸증·심부전·골다공증·관상동맥질환·심장비대·만성콩팥병 등 만성질환에 걸릴 위험을 증가시킨다. 짜장‧볶음‧비빔면의 나트륨 함량은 국물 있는 라면과 비교했을 때, 수치가 엇비슷하거나 조금 낮다. 하지만, 국물 섭취량을 조절해 나트륨 과다 섭취를 줄일 수 있는 국물 있는 라면에 비해 나트륨 섭취 조절이 쉽지 않은 짜장‧볶음‧비빔면의 위해성이 더 클 수밖에 없다.
포화지방 섭취도 심각하다.
식약처가 정한 포화지방의 일일 섭취 권장량은 15g이다. 국물 있는 라면은 1일 권장량의 60%를 넘기는 경우가 드물었지만, 짜장‧볶음‧비빔면은 43개 제품 중 20개 이상이 60%를 넘겼다. 심지어 농심 ‘찰비빔면’·‘배홍동’, 오뚜기 ‘진비빔면’, 삼양 ‘열무비빔면’은 포화지방 11g을 함유해 1일 권장량의 73%를 차지했다. 농심 ‘짜왕’·‘신라면볶음면’, 삼양 ‘비빔밀면’·‘까르보불닭볶음면’, 팔도 ‘틈새라면매운카레’도 포화지방 10g으로 1일 권장량의 67%를 함유하고 있다.
포화지방 과다 섭취시 나쁜 콜레스테롤(LDL)과 혈전을 증가시키고, 암과 심·뇌혈관 질환, 비만, 당뇨병의 주요 원인이 된다. 라면 등 음식을 통해 섭취할 경우 간에서 콜레스테롤을 합성해 혈중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킬 수 있다.
2021년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1000명의 응답자 중 36%가 한 개 이상의 라면을 섭취한다고 답했다. 짜장‧볶음‧비빔면은 국물 없이 볶거나 비벼서 먹는 특성상 한 개 이상 먹을 경우, 나트륨과 포화지방을 과다 섭취할 수 있다. 나트륨 함량이 가장 높은 삼양의 4가지치즈불닭볶음면(1,790mg)을 1.5개 먹으면 1일 권장량 2,000mg의 134%인 2,685mg 섭취하게 된다. 포화지방 함량이 가장 많은 농심의 ‘찰비빔면’ 1.5개를 먹으면 1일 권장량 15g을 초과하는 16.5g이 된다. 여기에 김치 등 반찬을 곁들이면 그 수치는 더 올라간다.
라면은 소비자들이 즐겨 먹는 대표적인 식품 중 하나이다. 라면 제조사들은 소비자의 지속적인 선택을 받으려면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성분을 줄이는데 적극 동참해야 한다. 정부 역시 영양성분 표시확대, 성분 과다함유 시 제품 판매를 중단하는 등 엄격한 규제를 마련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