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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옷장 속에서 [詩의 뜨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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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8-06 01:00:00 수정 : 2022-08-05 18: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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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은영

옷장 속에서 사랑을 했네

하늘의 흰 무릎이 내려와

땅의 더러운 무릎에 닿았네

간지러워 나무들은 재채기했네

가슴이 부끄러워 두 개의 언덕으로 솟아났네

놀라서 구름은 달아나고

아름다워서 웃음이 흩어졌네

아아 너무 웃어 비가 내리네

하얗고 더럽고 무서운

알몸으로 나는 쏟아졌네

흐르는 별처럼

밤의 깨진 술병 속으로

 

얼굴 위로

텅 빈 옷걸이들 흔들리네

 

-단행본 ‘2022 현대문학상 수상시집’(현대문학) 수록

 

●진은영 시인 약력

 

*1970년 대전 출생. 2000년 ‘문학과사회’로 등단. 시집 ‘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 ‘우리는 매일매일’, ‘훔쳐가는 노래’ 등이 있음. 대산문학상, 현대문학상, 천상병문학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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