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펠로시(82) 미국 하원의장이 아시아 순방 도중에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61세 생일을 각별히 챙겼다. 그는 오는 11월 의회 중간선거에서 하원의원 19선에 도전한다.
4일까지 한국 방문 일정을 소화하고 마지막 순방국인 일본으로 건너간 펠로시 의장은 한국 시간으로 5일 새벽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오바마 전 대통령의 생일(8월4일)을 축하한다는 내용의 글과 관련 사진을 게재했다. 한·일과 미국 간 시차를 감안할 때 미국 시간으로 4일에 맞춰 게시물을 올린 것이다.

펠로시 의장은 “오바마 전 대통령의 생일을 축하한다”며 “이 특별한 날을 맞아 조 바이든 대통령과 의회의 민주당은 오마바 행정부 시절 어렵게 성사시킨 의료개혁이 이룩한 역사적 진보의 토대 위에서 개혁을 더욱 공고히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흔히 ‘오바마케어’로 불리는 오바마 행정부의 의료개혁 조치를 지금보다 더 접근이 쉽고 환자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개선할 것임을 강조했다.
글과 함께 게시한 사진은 오바마 전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이 가볍게 포옹하는 모습이다. 펠로시 의장은 오바마 전 대통령보다 나이가 21살이나 더 많고 정치 경력 면에서도 훨씬 선배이지만 공적 자리에서는 그를 늘 깍듯하게 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선 대통령 퇴임 후에도 여전히 미국 민주당과 진보 진영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오바마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앞세워 펠로시 의장이 자신의 존재감을 높이려 한 것이란 해석을 내놓는다. 펠로시 의장은 애초 오는 11월 의회 중간선거에 입후보하지 않고 18선 하원의원을 끝으로 은퇴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했으나, 최근 캘리포니아주(州) 샌프란시스코 지역구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19선에 도전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 당선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미 정가의 관심은 펠로시 의장이 하원의장 자리를 계속 유지하려 할 것인지에 쏠린다. 그는 19선 도전을 선언할 당시 하원의장직에 관해선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일각에선 펠로시 의장이 SNS에서 오바마·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의 의료개혁 노력을 언급한 것에 주목한다. 민주당이 여당으로서 백악관과 힘을 합쳐 의료개혁을 더욱 개선하고 보완해 나가려면 자신과 같은 관록있는 정치인이 꼭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하려 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앞서 그는 정계은퇴 의사를 접은 이유를 설명하며 “미국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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