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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 의료 인력 태부족… ‘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재발 우려

입력 : 2022-08-04 18:44:03 수정 : 2022-08-04 22:3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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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낯 드러난 의료 공백

의사 수 부족에 기피과는 더 열악
흉부·신경외과·소아과 등 감소세

수도권 종합병원조차 충원 못해
의료 공백 더 커질 가능성 높아

“정원 확대·수가 인상 등 필요”
정부 “전 과정 조사 개선책 마련”

최근 서울아산병원에서 간호사가 근무 중 뇌출혈로 사망한 사건은 그동안 의료계에 누적된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낳은 결과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인력 부족과 시스템 미비, 그에 따른 의료공백의 민낯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뇌출혈을 다루는 신경외과뿐 아니라 흉부외과, 소아청소년과 등 의사가 줄고 있는 필수의료 분야가 적지 않아 공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4일부터 늦어도 5일까지 서울아산병원 의료진 면담과 서류 및 사실관계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법률 위반 사항이 있다면 서울 송파구 보건소에서 행정처분을 내릴 것”이라며 “초기 처치에서 전원까지 과정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전경. 서울아산병원 제공

복지부는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개선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손영래 복지부 대변인은 “실제 어떤 상황이 어떻게 전개됐는지 조사하고, 조사결과에 대해 문제점과 개선방안 등 논의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에서는 지난달 24일 30대 간호사 A씨가 오전 출근 직후 뇌출혈 증상으로 같은 건물 1층에 있는 응급실을 찾았지만, 병원 내 수술을 할 수 있는 신경외과 의사가 없어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다가 숨졌다. 아산병원은 소위 ‘빅5’라 불리는 대형 병원이지만 해당 수술이 가능한 의사가 2명뿐인데, 당시 모두 부재한 상황이어서 대처가 어려웠던 것이다.

 

물리적으로 의사 수가 부족한 데다 기피 진료과는 지원 의사가 더 없다. 2020년 보건의료인력실태조사를 보면 우리나라 인구 1000명당 의사는 2.5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3.7명보다 낮다. 요양기관에 근무하는 전체 의사 중 내과, 가정의학과 비중이 크다. 흉부외과가 차지하는 비중은 1.3%로, 2010년보다도 0.3%포인트 감소했다. 소아청소년과와 외과는 같은 기간 7.6%, 7.9%에서 6.8%, 7.0%로 각각 줄었다. 비수도권은 물론, 수도권 종합병원들도 소아청소년과, 외과, 흉부외과 등 레지던트 모집을 내지만 충원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신경외과는 전체 의사의 3.3% 수준이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는 성명서에서 “당시 간호사에 필요했던 것은 (출혈 부위를 묶는) 클리핑 수술로 보이는데, 이 수술은 고난도 수술임에도 국내에선 수가가 낮다”며 “클리핑 수술을 할 수 있는 의사수는 줄어드는 추세인데, 신경외과 전문의에게 사명감만 가지고 위험한 수술을 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한 해 신규로 배출되는 흉부외과 전문의는 20여명에 불과하다. 사람이 부족하니 종합병원 근무 흉부외과 의사들은 하루 평균 12.7시간 일하고, 한 달 평균 5.1일 당직을 서는 고강도 근무를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원자가 더 줄어드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는 지난달 이례적으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소아청소년과도 지원자가 줄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2월 오미크론 유행 당시 코로나19에 확진돼 자가격리 중이던 7개월 영아가 인근 응급실을 찾았다가 소아과 전문의가 없어 다른 병원으로 이송된 후 숨지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의사 부족과 일부 전문과목 기피에 대해 정부의 노력이 충분하지 않았기에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의대 정원 확대나 수가 인상 등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으나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영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앞으로 노인 인구, 만성질환자 증가 등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17년째 동결 중인 의사 정원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며 “수가도 모든 전문과목이 합리적으로 정해져 온 건 아니기에 검토해야 한다. 어느 한 가지 정책으로 지금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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