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진 학제 개편 질문 답 안해
‘여론 수렴’ 말 무색 불통 행보
2학기 정상 등교… 3주간 집중방역
확진자도 시험장서 수능 치러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5세로 앞당기는 학제개편 방안을 두고 졸속 행정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기자들 질문을 피해 도망치는 듯한 모습까지 보여 논란이다. 학제개편안 발표 후 반발이 거세지자 “열린 자세로 여론을 수렴하겠다”던 말이 무색하게 부총리가 사흘째 ‘불통’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4일 박 부총리는 정부세종청사에서 ‘2학기 방역·학사 운영 방안’ 발표 브리핑을 진행했다. 통상 현안 브리핑은 발표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으로 구성되는데, 교육부는 이날 돌연 “박 부총리는 서울에 일정이 있다. 시간이 없어 질문을 받지 않겠다”고 기자들에게 통보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자료를 읽은 박 부총리는 “질문을 받아달라”는 기자들의 외침에도 대답 없이 황급히 브리핑룸을 떠났다. 질문 받을 시간조차 없다던 박 부총리가 다시 기자들을 만난 것은 10여분 뒤 그의 집무실 앞. 기자들이 재차 “여론을 수렴한다면서 왜 질문을 받지 않나”, “학제개편 여론이 좋지 않다면 사퇴할 용의가 있나” 등의 질문을 던졌지만 박 부총리는 입을 굳게 다문 채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 과정에서 취재진과 교육부 직원 등이 뒤엉켜 박 부총리의 신발이 벗겨지기도 했다.
쏟아지는 질문에도 답을 하지 않던 박 부총리는 기자들에게 휴가를 다녀오라는 듯 “좀 쉬고 오시면 답변해드리겠다”는 말을 남기고 청사를 떠났다. ‘열린 자세’와 ‘소통’을 강조했던 박 부총리가 언론 앞에선 불통 행보를 보인 셈이다. 박 부총리는 이후 국회에 가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 등을 만나 “앞으로 잘하겠다”고 한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교육부는 이날 2학기에도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는 원격수업 없이 ‘정상 등교’를 유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개학 전 1주일과 개학 후 2주일을 ‘집중방역점검기간’으로 운영하고, 방역 전담 인력 6만명과 방역 물품 등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1학기에 권고했던 등교 전 선제검사는 하지 않고, 개학 후 모든 학생·교직원에게 신속항원검사키트 2개를 지급해 의심증상이 있을 경우 검사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오는 11월 치러지는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확진 수험생도 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를 수 있게 됐다. 지난해엔 확진 수험생은 병원·생활치료센터에서 시험을 봤다. 교육부는 논술 등 대학별 평가도 확진 수험생에게 응시 기회를 최대한 제공하도록 대학에 권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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