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美 칩4 동맹 가입 요구는 ‘거절할 수 없는 제안’”
대통령실이 미·중 갈등의 새로운 전선이 된 ‘Fab4’(칩4 동맹) 가입에 대해 “아직 만난 적이 없고 언제 만날지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혼자 등을 돌리고 따로 구상하기보다 서로 알고 교환하며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것이 반도체 미래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칩4 동맹 형태의 기구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했다. 특히 한·미·일·대만이 중심이 되는 칩4 동맹보다는 유럽의 반도체 강국인 네덜란드 등 범위를 확대하며 특정 국가를 배제하지 않는 방식의 ‘반도체 협력체’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4일 용산 청사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전화 회담 후 결과 브리핑에서 칩4 동맹 이야기가 나왔느냐는 질문에 “최근 의회 관계자들이 통과시킨 ‘반도체와 과학법’ 혜택이 한국에도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말은 나왔다”고 말했다. 칩4 동맹이 회담에서 직접 언급되지 않았지만 반도체 기업에 대한 대규모 혜택이 보장되며 대신 중국을 비롯한 요주의 국가에 장비 도입을 포함한 신설 투자가 금지되는 ‘반도체와 과학법’이 언급된 것 자체만으로도 칩4 동맹 가입을 바라는 미국 측의 간접적인 의사가 피력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앞서 한국 정부에 8월까지 칩4 동맹 참여 여부를 알려달라고 통보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칩4 동맹에 대한 입장을 묻자 “칩4 동맹이라는 말은 쓰지 않을 것”이라며 “‘반도체 협의’ 이 정도로 해서 어떤 의제에 대해서 어떤 협의체를 통해서 협력 방안을 얘기할 것인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은 다만 “(반도체는)미국뿐 아니라 네덜란드를 포함해 대만, 반도체 세계 최고의 역량을 가진 국가들과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혼자 등을 돌리고 따로 구상하기보다는 무엇이 돌아가고 있는지, 이런 나라들이 어떤 곳에 투자하고 있는지를 서로 알고 교환도 하고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것이 우리의 반도체 미래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칩4 동맹에서 배제되는 중국에 대해서는 “중국과는 맞춤형 반도체 공급망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며 “누가 누구를 배제하는 반도체 동맹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제안하는 칩4 형태가 아니라 중국의 반발도 낮추면서 지속가능한 형태의 확장된 ‘반도체 협의체’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내보인 것이다.
안철수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국의 칩4 동맹 가입 요구는 우리에게 ‘거절할 수 없는 제안’과 같은 것이라 판단한다”며 칩4 동맹 가입에 공개적으로 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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