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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정치적 사안마다 ‘재수사’… 대장동 의혹을 보는 두개의 시선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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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8-04 22:00:00 수정 : 2022-08-04 16:5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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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적을 없애기 위한 수사인가,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한 것인가’

 

검찰의 대장동 의혹 재수사에 대한 여론은 두쪽으로 극명하게 나뉜다. 대선 당시 시작된 대장동 의혹은 이미 관련자들에 대한 기소가 이뤄졌지만, 검찰은 정권이 바뀐 후 최근 전면 재수사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검찰의 칼날이 대장동의 늪 속에서 대선에 패한 뒤 재기를 노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전경. 뉴스1

◆대장동 수사, “이재명을 노린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는 최근 대장동 원주민과 대장동 개발 사업 초기 시행사 관계자, 성남시 공무원 등을 잇따라 불러 조사하고 있다. 대장동 개발 사업이 어떻게 민·관 합동으로 이뤄진 것인지 사업 초기인 2010년 전후부터 들여다보는 것이다. 

 

4일 서초동 안팎에서는 검찰의 이번 대장동 비리 재수사가 사실상 이 의원을 겨냥한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검찰은 이미 화천대유자산관리의 대주주인 김만배씨와 곽상도 전 의원을 재판에 넘긴 상황인데, 이 의원을 수사선상에서 배제한다면 굳이 재수사에 나설 까닭이 없다는 해석이다.


검찰은 지난해 김씨 등 ‘4인방’의 로비 의혹이 담긴 ‘녹취록’에 수사의 초점을 뒀다. 녹취록 속 ‘50억 클럽’에 언급된 곽상도 전 의원, 박영수 전 특별검사, 권순일 전 대법관 등이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50억원씩 로비를 받고 특혜를 제공했는지가 수사의 쟁점이었다. 검찰은 이들 가운데 곽 전 의원을 대장동 개발 사업에 도움을 주고 아들을 통해 50억원을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로 재판에 넘기는 데 그쳤다.

 

검찰의 이번 재수사 키워드는 ‘윗선’이다. 당시에도 검찰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김씨 등을 성남도시개발공사에 1800억원대 손해를 끼친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긴 뒤 수사를 사실상 마무리했는데, 최종 인허가권자로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 의원에 대해서는 사실상 제대로 수사를 벌이지 않았다.

 

이에 이 의원은 검찰의 재수사에 불편한 기색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출마 선언 뒤 첫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검찰과 경찰이 자신에 대해 전방위적 수사를 벌이는 것을 두고 “가장 심각한 국기 문란” 비판했다. 이어 “사회 질서 유지를 담당하는 검·경이 특정 정치세력의 이익에 공모하는 것이 옳은가”라며 “대놓고 정치에 개입하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공동취재사진

◆정치적 사안마다 ‘재수사’ 들고나온 검찰

 

검찰은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수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항변할 수 있지만, 검찰 내부에서조차도 우려의 시선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장 출신의 한 인사는 “수사를 마무리한 사건을 다시 수사할 경우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녹취록과 증거를 찾아내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다”며 “지난 수사에서 나온 증거를 토대로 기소에만 초점을 둘 경우 오히려 검찰이 역공을 맞을 수도 있다. 그래서 정치적인 사안이 엮여있는 재수사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로서는 인정하긴 싫겠지만 여론의 주목을 받은 검찰의 재수사 사건은 대부분 고위 공직자를 포함해 정치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사건들이다. 그마저도 검찰은 여론의 뭇매를 맞은 뒤 ‘등 떠밀기식’으로 재수사에 나서는 형태였다. 뒷맛도 좋지 않다. 재수사 결과 추가 처벌이 이뤄지면 이전 수사가 엉터리라는 것은 자인한 것이 되고, 별다른 변화가 없으면 ‘불순한 의도’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검찰 재수사의 대표적인 사건으로는 박근혜 정부를 강타했던 김학의 법무부 차관의 ‘원주 별장 성접대 의혹’이 있다.

 

지난 2013년 7월 경찰은 김 전 차관을 특수강간 혐의 등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지만,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는 그해 11월 김 전 차관을 무혐의 처분했다. 이어 2014년 검찰의 봐주기 수사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을 의식한 검찰이 재수사를 진행했지만 결론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 사건은 2018년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가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에 재수사를 권고하면서 다시 한번 수사가 시작됐지만 애초 검찰의 수사가 부실했던 영향 등으로 결과를 뒤집지는 못했다. 김 전 차관은 성접대와 관련된 사안의 처벌을 면했고, 43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이 역시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뇌물 관련 부분은 대법원 판단을 앞두고 있다.

 

윤 대통령의 이름이 함께 오르내린 ‘윤우진 전 세무서장 육류업자 스폰서 의혹’도 검찰 재수사 끝에 기소가 이뤄진 대표적인 사건이다.

 

2015년 검찰은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윤대진 전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의 친형인 윤 전 서장을 무혐의 처분을 내려 ‘봐주기 수사’ 비판이 일었다. 윤 전 서장은 현직이던 2012년 육류업자에게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다가 국외로 도피한 뒤 8개월 만에 체포돼 국내로 압송됐지만 검찰은 경찰이 신청한 압수수색 영장을 6차례나 기각했고, 결국 검찰은 윤 전 서장을 무혐의 처분했다.

 

이후 2019년 윤 대통령의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관련 의혹이 다시 제기돼 전면 재수사가 시작됐다. 그제야 서울중앙지검 형사13부는 지난해 윤 전 서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으로 기소했다.

 

이 외에도 2007년 이명박 당시 대선 후보의 비비케이(BBK) 주가조작 사건, ‘국정원과 검찰의 유우성 간첩조작 사건’, ‘4·16 세월호 참사 해경 부실구조 수사’, ‘삼성 노조 와해 의혹’ 수사도 검찰이 부실 수사를 자행한 뒤, 정권이 바뀌고 재수사를 통해 기소에 나선 사건들이다.

 

사진=연합뉴스

◆여야 다른 정치적 셈법… 민주당 “국면 전환 카드”

 

이 의원이 당권에 도전한 시기에 맞물려 시작된 이번 재수사에 대해 국회 안팎에서는 갖가지 분석이 난무한다. 

 

당권을 확보하고 다음 대선을 준비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 후보를 견제하기 위한 검찰의 사정수사라는 게 민주당 주류와 지지자들의 의견이다.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 의원은 대선 패배에서 여전히 민주당에서 상당한 입지를 갖고 있는, 간판 정치인이다. 민주당 강성지지층을 포함해 야권에서 강력한 팬덤을 구축하고 있는 이 의원에게 가장 큰 걸림돌이 바로 사법리스크다. 이번 검찰의 재수사는 이 의원 지지세력 입장에서 당권으로 가는 그의 앞길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다.

 

반면 이준석 대표를 둘러싼 내홍과 대통령 문자 공개 사태, 지지율 하락 등으로 수세에 몰린 국민의힘은 이 의원의 수사가 반전 카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런 정치적 역학 관계 영향으로, 민주당 내 반 이재명 세력도 이 의원의 사법리스크를 집중 공격하지는 않고 있다. 이 의원의 사법리스크로 당 내부 갈등이 심화할 경우 ‘누가 승리한다 하더라도 상처뿐인 승리가 될 것’이란 우려가 작용하고 있다.

 

이 의원을 견제해 왔던 박용진 의원이 “이 후보 본인이 사법리스크를 정치 탄압이라 주장하며 당 대표로서 리더십을 발휘하기보다는 박용진이 당 대표가 돼서 판단하고 당원과 함께 이 후보의 보호를 위해 싸우도록 하는 게 더 논리적”이라고 말한 정도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이 후보의 사법리스크가 뼈아픈 것은 사실이지만, 검찰이 재수사라는 카드를 들고나온 이상 이 후보를 엄호해야 한다는 게 의원들의 공통된 생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전당대회 시기에 검찰이 재수사에 나선 데 대해 그 목적에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며 “대통령이 20%대 지지를 받고 있는 정부에서, 검찰이 국면전환을 하기 위해 나선 정치적 수사라는 의혹이 짙다”고 주장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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