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부터 바심·탐베리 등과 겨뤄
“우승보단 큰 대회 경험쌓기 집중
미래 신기록 위해 기량 유지 총력”
육상연맹 포상금 5000만원 수령도
“이제 숙제는 다 끝낸 것 같습니다. 다음 대회는 즐기는 마음으로 뛰고 오겠습니다.”
‘스마일 점퍼’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이 세계육상연맹 모나코 다이아몬드리그 출전에 앞서 씩씩하게 포부를 내놨다.

우상혁은 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홀에서 열린 ‘2022 세계육상경기선수권 대회 포상금 수여식 및 세계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대회 출정식’에서 “그동안 타이틀에 대한 부담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이제 가벼운 마음으로 편안하게 대회를 치르고 오겠다”라고 말했다.
우상혁은 지난 19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 헤이워드 필드에서 열린 2022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5를 넘어 한국 육상에 사상 첫 은메달을 안겼다. 이에 앞서 3월 세계실내선수권(2m34)과 5월 도하 다이아몬드리그(2m33)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육상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우상혁은 11일 열리는 모나코 다이아몬드리그에 출전한다. 이 대회에는 지난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우상혁을 꺾고 우승(2m37)을 차지한 무타즈 에사 바심(31·카타르)이 출전한다. 동메달을 딴 잔마르코 탐베리(30·이탈리아) 등도 모습을 나타낸다.
우상혁은 바심이나 탐베리에 대한 질문에 “주변에서 많은 이야기를 해주지만 딱히 경쟁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저만 생각하기도 바쁜데 다른 선수들까지 신경 쓰다 보면 제 플레이도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이번 대회에서 이겼다고 파리 올림픽에서 또 만났을 때 이긴다는 보장도 없다”며 “이기고 싶은 마음보다 부담 없이 세계대회를 경험하고 오겠다는 마음이 더 크다”고 말했다.
우상혁은 2m38을 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보다 우선 훈련에만 집중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기량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다보면 30대나 40대에 더 높은 기록을 뛸 수 있을 것”이라며 “사실 TV나 유튜브 영상으로만 접했던 대회에 출전한다는 것만으로도 매일 꿈인가 싶을 정도로 영광스럽다”고 소개했다.
우상혁은 이날 상금 5000만원을 받았다. 대한체육연맹 경기력 향상금(포상) 규정에 따르면 세계육상선수권 우승은 1억원, 2위는 5000만원, 3위는 2000만원을 제공한다. 앞서 우상혁은 세계육상연맹으로부터 2위 상금 3만5000달러(4600만원)을 수령했다. 우상혁은 “아직 군인 신분이라 포상금 쓸 일이 없어 잘 저금하고 있다”며 “상금이 많아서 뿌듯하고,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만 든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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