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민주기금회 등 협력 금지
자국 천연모래 대만 수출 불허
대만産 과일 등 수입 잠정중단
중국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맞대응하기 위해 군사적 포위와 함께 경제 보복 카드를 꺼내 들었다. 미국과 직접적인 정면충돌을 피하는 대신 대만에 대한 압박 강화로 미국에 경고하는 전형적인 중국의 성동격서(聲東擊西: 동쪽에서 소리를 내고 서쪽을 공격)식 대응이다.

중국 정부의 대만 담당 부처인 국무원 대만판공실은 3일 대만의 대만민주기금회(TFD)와 국제협력발전기금회(ICDF)를 ‘완고한 대만 독립 분자 관련 기구’로 규정하고 두 기금과 중국의 조직·기업·개인의 협력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대만민주기금회는 대만 외교부 산하 재단으로 국제사회와 민주화 경험을 교류하고 민주 역량을 제고하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국제협력기금회도 외교부 산하 재단으로 국제개발협력과 인도 지원 역할을 수행한다.
두 기금회에 자금을 지원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조직·기업·개인은 법에 따라 처벌하고 그 외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판공실은 또 산더에너지, 링왕테크놀로지, 톈량의료, 톈옌위성테크놀로지 등 두 기금에 기부한 대만 기업과의 교역·협력을 금지하고, 해당 대만 기업 책임자는 중국에 들어올 수 없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부터 대만에 대한 천연 모래 수출을 관련 법률 규정에 근거해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천연 모래는 풍화작용 등 자연적 현상에 의해 형성된 모래로, 건축 자재, 철강재 제조 과정 등에 쓰인다.
중국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海關總署)도 대만산 감귤류 과일, 냉장 갈치, 냉동 전갱이의 수입을 이날부터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해관총서는 대만산 감귤에서 유해 물질이, 냉장 갈치와 냉동 전갱이의 포장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각각 검출됐다고 설명했다. 이 역시 시점으로 볼 때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 받아들여진다.

중국 정부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앞서 대만 기업 100여곳이 생산한 식품에 대해 수입 금지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대만 매체에 따르면 중국 해관총서는 1일 음료수 생산 기업 웨이취안(味全)과 과자류 생산 기업 궈위안이 등 100여개 대만 기업의 식품에 대해 수입을 금지했다. 과자류 생산 기업 웨이거빙자, 라면류 생산 기업 웨이리식품, 음료수 생산 기업 타이산기업 등도 수입 금지 기업에 포함됐다.
해관총서는 긴급 수입 중단 명목으로 해당 기업이 관련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해당 기업들은 주로 대만산 농산물과 수산물을 이용하는 만큼 제조업 타격은 물론 농민과 어민 등도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지난 6월 대만산 우럭바리와 갈치에서 각각 발암성 화학물질과 코로나19 바이러스 양성 반응이 나왔다며 반입을 잠정 중단한 바 있다. 지난해 2월에는 대만산 파인애플, 9월 대만산 열대 과일인 판리즈(슈거애플)와 롄우(왁스애플)를 유해 생물이 발견됐다는 이유로 수입을 중단해 대만 농가에 타격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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