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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선 “와아” 다른쪽선 “으악”… 바닷가 폭죽놀이 갈등은 올해도 계속

입력 : 2022-08-03 19:16:15 수정 : 2022-08-03 21: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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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마다 반복되는 갈등

사고 위험에 현행법상 금지
대부분은 몰라 곳곳서 즐겨
소음·폭약 냄새에 불만 속출

“시간·장소 정해 합법화 필요
위반 땐 과태료 철저 부과를”

“악!”

지난 2일 오후 8시25분쯤. 인천의 을왕리 해수욕장에서 남자친구와 함께 모래사장을 산책하던 30대 A씨가 비명을 질렀다. 그의 얼굴 옆으로 폭죽이 날아왔기 때문이다. 근처에서 떠들썩하게 놀던 20대 남성 3명 중 1명이 막대형 폭죽(로만 캔들)을 손에 든 채 빙글빙글 돌다가 폭죽 발사각이 낮아져 A씨 쪽으로 불꽃이 튄 것이다.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남성들은 A씨 얼굴에 폭죽이 튈 뻔한 것도 모르고 그저 폭죽놀이에만 정신이 팔려 있었다. A씨는 “오랜만에 바닷가에 산책하러 나왔다가 여기저기서 터지는 폭죽 때문에 시끄럽고 불안했다”며 바로 모래사장을 떠났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바닷가에서 폭죽놀이를 둘러싼 갈등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밤바다를 수놓는 폭죽놀이를 즐기는 이들과 폭죽이 터지면서 나는 소리와 매캐한 냄새를 싫어하는 이들 간 실랑이가 벌어지곤 한다.

3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폭죽과 관련한 위해정보(사고) 접수 건수는 15건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거리두기가 해제돼 해수욕장 인파가 예년에 비해 훨씬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올 한해 사고 접수 건수는 전년(20건)보다 확연하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해수욕장법에 따르면 해수욕장에서 폭죽놀이는 금지돼 있다. 폭죽놀이가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위반 시에는 5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2022년 여름 강력한 계도 활동으로 폭죽놀이가 사라진 속초해수욕장 주변에 폭죽사용 금지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폭죽놀이 금지 자체를 모르는 시민들이 많다. 게다가 지자체들은 단속에 소극적이다. 해수욕장 앞 가게들이 폭죽을 팔며 폭죽놀이를 사실상 조장하고 있는데, 관광객들에게만 과태료를 물리기도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지난달 28일 남편과 함께 강원도 양양으로 여행을 떠난 50대 배모씨도 폭죽놀이 때문에 경찰에 신고 전화를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배씨는 “오후 7시쯤 동호해변에 도착해 산책을 하려고 하는데 곳곳에서 폭죽이 터지면서 연기가 났다”며 “불꽃이 우리 쪽으로 떨어질 것 같은 불안감에 맘 편히 걸을 수 없었다”고 했다. 이어 “경찰과 지자체에 연락했지만 경찰이 잠깐 와서 돌아보고 간 게 끝이었다”며 “법으로 금지된 행위인데 여기저기서 버젓이 하고 있는 걸 보니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폭죽놀이를 즐기는 이들의 대부분은 불법이라는 사실을 모른다. 바다에 갈 때면 빠지지 않고 폭죽놀이를 했다는 직장인 진모(29)씨는 “해수욕장에 가면 폭죽을 파는 동네 상점도 있고, 다른 사람들도 폭죽놀이를 하고 있어 불법이라는 생각은 단 한 번도 못했다”며 “탁 트인 바닷가에서조차 폭죽놀이를 못하면 어디서 할 수 있는 건지 의문”이라고 했다.

지난 2일 밤 인천 을왕리해수욕장에 놀러온 시민들이 폭죽놀이를 하고 있는 모습. 폭죽이 터지고 난 뒤 생긴 연기가 자욱하다. 이희진 기자

전문가들은 바닷가 폭죽놀이를 일괄 금지한 제도를 손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안전상의 이유라면 시간과 장소 등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정해 바닷가 폭죽놀이를 합법화하고, 이를 어길 시 과태료를 철저히 부과하는 등의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설동훈 전북대 교수(사회학)는 “바닷가는 그래도 주택가 등과 비교하면 그나마 안전한 곳”이라며 “(폭죽놀이가 가능한) 해변의 일정 구간을 정해주고, 시간도 특정해줘서 바닷가 폭죽놀이를 양성화하는 것도 검토해봄 직하다”고 했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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