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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신 대만 압박…‘성동격서’ 식 대응 나선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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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8-03 16:59:52 수정 : 2022-08-03 16:5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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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펠로시 떠난 4일부터 대만 포위 실사격 훈련
대만 독립 성향 단체와 협력 금지·100여 개 식품 수입 금지
“미·중, 한국전쟁 이후 신냉전 시대 최대 위기의 서곡”

중국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방문한 대만에 대해 군사적 포위와 경제 보복 카드를 꺼내들었다. 미국과 직접적인 정면충돌을 피하는 대신 대만에 대한 압박 강화로 미국에 경고를 하는 전형적인 중국의 ‘성동격서(聲東擊西: 동쪽에서 소리를 내고 서쪽을 공격)’식 대응이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훼손된 ‘하나의 중국’ 원칙 등을 국제사회에서 다시 확인하기 위한 중국의 강력한 조치에 미국도 맞설 것으로 보여 양국의 대립이 한층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3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대만을 관할하는 인민해방군(PLA) 동부전구는 2일 밤부터 대만 주변에서 일련의 연합 군사행동을 전개중으로 대만 북부·서남·동남부 해역과 공역에서 연합 해상·공중훈련, 대만 해협에서 장거리 화력 실탄 사격을 각각 실시하고, 대만 동부 해역에서 상용 화력을 조직해 시험 사격을 실시할 예정이다.

차이잉원(오른쪽) 대만 총통이 3일(현지시간) 타이베이 총통부에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에게 '특종대수경운' 훈장을 수여한 후 함께 기념 촬영하고 있다. AP뉴시스

신화통신은 구체적으로 대만을 사방으로 둘러싸는 형태로 설정한 구역의 위도 및 경도를 소개하면서 “PLA가 4일 12시(현지시간)부터 7일 12시까지 해당 해역과 공역에서 중요 군사훈련과 실탄사격을 실시할 것”이라며 “안전을 위해 이 기간 관련 선박과 항공기는 상술한 해역과 공역에 진입하지 말라”고 통지했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맞선 군사적 대응 조치로 대만을 포위하는 전방위적 ‘무력시위’에 나설 것임을 공언한 것이다.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떠난 다음 날인 4일부터 훈련에 들어간다는 것은 미국과 직접 부딪히기보다는 대만을 겨냥해 화살을 겨눈 셈이다.

중국 인민해방군(PLA) 동부전구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맞서 진행하는 연합 훈련 지역.

대만 국방부는 이에 대해 “중국이 대만 주위에서의 훈련을 예고함으로써 주요 항구들과 도시들을 위협하려 해 대만군도 경계 수위를 높일 것”이라며 “심리적 위협에 목적이 있는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중국은 3일부터 대만 독립 성향 단체와 관련 기업 등과의 협력을 금지키로 하고, 대만의 100여개 식품에 대한 수입을 막는 등 경제적 보복 소지가 다분한 조치를 취했다.

 

왕이(王毅)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날 담화에서 “일부 미국 정객은 중미 관계의 ‘트러블 메이커’로 전락했고, 미국은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최대 파괴자’가 됐음을 다시 한번 입증한 것”이라며 “반드시 머리가 깨져 피를 흘리게 될 것”이라고 강경 언사를 쏟아냈다.

3차 대만해협위기 시 중국 훈련 지역.

타이베이(臺北) 쑹산(松山)공항에 2일 오후 10시44분 도착한 펠로시 의장은 도착 직후 성명에서 “전 세계가 독재와 민주주의 사이에서 선택을 마주한 상황에서 2300만 대만 국민에 대한 미국의 연대는 오늘날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미 의회 대표단의 대만 방문은 대만의 힘찬 민주주의를 지원하려는 미국의 확고한 약속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만 도착과 동시에 공개된 ‘내가 의회 대표단을 대만으로 이끄는 이유’라는 제목의 워싱턴포스트(WP) 기고에서도 “평화적 수단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대만의 미래를 결정하려는 시도는 미국의 중대한 우려라는 대만관계법에 적시된 맹세를 기억해야 한다”며 “우리는 대만과 함께해야 한다”고 양국간 연대를 강조했다. 미국 하원의장으로는 25년 만에 대만을 찾은 펠로시 의장은 이날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의 면담 등을 진행한 뒤 다음 행선지인 한국으로 향했다.

 

홍콩 명보는 이날 사설에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이번 위기의 서곡으로 미·중은 한국전쟁 이후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며 “신냉전 시대 미·중은 첫 번째 중대한 위기를 맞았다”고 평가했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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