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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프리즘] 지구 가열과 ‘티핑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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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8-03 23:39:04 수정 : 2022-08-04 13: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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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폭염·폭우 등 이상기후
매년 신기록 관측… 피해 고통
작은 변화로도 대규모 피해 우려
지구 펄펄 끓기전 예방 나서야

올여름에도 어김없이 전 세계 곳곳에서 이상 기상·기후 현상이 빈번하게 관측되고 있다. 7월 중순 그린란드에서 녹아내린 빙하 규모는 60억t으로 올림픽 수영경기장 720만개를 가득 채울 수 있는 양이라고 한다. 그린란드의 기온은 1980년대 이후 10년에 약 1.5도씩 상승하고 있다. 이는 전 세계 평균기온 상승세보다 4배나 빠른 속도이다.

그린란드뿐 아니라 북서 유럽 전체가 강력한 폭염의 영향을 받고 있다. 7월 하순까지 1500명 넘는 사망자가 나왔는데 포르투갈, 스페인, 독일에서는 최고기온이 45도를 넘었고 프랑스에서는 폭염 발생 후 연속적 가뭄에 기인한 산불로 여의도 면적의 약 37배에 해당하는 지역이 불타면서 1만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하였다. 관측 사상 처음으로 여름 기온이 40도가 넘은 영국에서는 철로가 휘고, 도로 포장이 녹아 도로가 위로 솟는 현상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한편 7월 평균강우량이 8㎜에 불과한 미국 네바다주 사막 한가운데 있는 라스베이거스에서 하루 250㎜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흥미로운 것은 1999년 7월에도 76㎜의 폭우가 라스베이거스에 내렸는데, 당시 이 지역에서 100년 만에 처음 관측된 값으로 보도된 적이 있다. 20여년 만에 기록이 경신된 것이다.

예상욱 한양대 교수·기후역학

다양한 스포츠 분야에서 열리는 전 세계 선수권대회에서 매년 신기록이 쏟아지는 것처럼 이제 우리는 매년 여름 기상·기후 분야에서 신기록(?)이 관측되는 것을 지켜보고 있는 실정이다. 스포츠 분야의 신기록이 감동과 희망, 그리고 새로운 도전정신을 일으키는 것과 달리 기상·기후 분야의 신기록은 엄청난 고통과 희생이 따르고,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는 것이 크게 다른 점이다. 과연 우리는 언제까지 스포츠 경기장의 관중처럼 전 세계 곳곳에서 기상·기후값의 신기록이 관측되는 현상을 지켜만 보고 있어야 할 것인가?

2021년 영국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지구 가열’(global heating)이란 용어가 새로 등재되었다. 전 지구 평균기온이 상승하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지구온난화’라는 용어가 흔히 쓰이지만, 심각성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이란다. 최근 ‘기후변화’보다 ‘기후위기’란 말을 더 많이 쓰는 이유와 비슷하다. ‘변화’가 단지 상황을 설명할 뿐, 그 정도나 심각성을 전달하지 못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위기’라는 용어를 쓰는 것처럼 최근 유럽의 폭염을 보면 ‘지구온난화’보다 ‘지구 가열’이 더 적절한 단어일지도 모르겠다. 참고로 ‘기후위기’는 기후변화가 극단적 날씨뿐 아니라 물 부족, 식량 부족, 해양 산성화, 해수면 상승, 생태계 붕괴 등 인류 문명에 회복할 수 없는 위험을 초래하여 획기적인 온실가스 감축이 필요한 상태를 말한다.

최근 기후과학계의 중요한 화두 중 하나는 ‘기후 티핑포인트(tipping point)’에 관한 내용이다. 티핑포인트란 균형을 이루던 것이 깨지고 급속도로 특정 현상이 커져, 작은 변화로도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줄 수 있는 상태다. 많은 기후과학자는 지구의 기후 시스템이 티핑포인트에 접근해 있다고 우려한다. 그들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지구 기후 시스템에 티핑포인트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현상으로 대서양의 대규모 해양 순환의 변화, 서남극 빙하의 붕괴, 아마존 열대우림의 파괴, 서아프리카 몬순 강도 변화, 영구 동토층의 변화, 산호초 서식지 감소, 인도 몬순의 강도 변화, 전 세계적 해수면 변화, 그리고 북극 툰드라 남쪽에 위치한 아한대 숲의 파괴가 지목된다. 이러한 연구 결과들은 아직 가설에 불과하지만 불길하게도 현재 티핑포인트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모든 요소에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99도인 물과 100도인 물은 상태가 완전히 다르다. 100도는 액체 상태의 물이 기체 상태로 변하며 공기 거품이 생기고 이 거품들이 위로 솟아오르며 물이 끓는 상태이다. 그러나 99도 물은 끓는 물이 아니다. 이미 우리 지구의 기후 시스템이 티핑포인트를 지나갔는지 현재 알 수 없다. 그러나 만약 그렇지 않다면 반드시 막아야 한다. 지구가 더 가열되어 기상·기후 분야의 신기록 관측값이 매년 경신되는 것을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


예상욱 한양대 교수·기후역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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