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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협 창립 70주년] ②“변리사법 개정·법률 플랫폼 반대, ‘국민 위한’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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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8-03 09:26:44 수정 : 2022-08-03 09:2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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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엽 변협 협회장 인터뷰

특허소송 창구 ‘일원화’ 필요성 제기
변리사 등 ‘Attorney’ 오용도 문제
변호사 과잉 공급, 서비스 질 저하
“로스쿨 정원 탄력적 조절 가능해야”
편집자 주/ 국내 최대 변호사 단체 대한변호사협회가 지난 7월28일 창립 70주년을 맞았다. 이종엽 제51대 변협 협회장에게 변협이 70년간 걸어온 길과 앞으로 나아갈 길, 법조계 현안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대한변호사협회가 뜻깊은 해를 맞았지만 법률 시장, 변호사들을 둘러싼 환경은 녹록지 않다. 변리사가 특허권 등 침해 여부를 다투는 민사소송 대리인이 될 수 있게 하는 변리사법 개정안, 법률 서비스 플랫폼 로톡과의 갈등이 대표적이다.

 

이종엽(59·사법연수원 18기) 변협 협회장은 최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변리사법 개정안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으며 “(현행법상) 변리사의 특허 유·무효 등 심결 취소소송 대리권을 폐지해 하나의 특허소송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받아쳤다.

 

이종엽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이 지난 7월21일 서울 강남구 변협회관에서 세계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변리사 공동 소송대리, 명분 없어…소송대리제 무너뜨려”

 

문제의 변리사법 개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의결을 앞두고 있다. ‘변리사는 특허·실용신안·디자인·상표권 침해에 관한 민사소송에 대해선 변호사가 같은 의뢰인으로부터 수임하고 있는 사건에 한해 그 소송대리인이 될 수 있다’, ‘소송대리인이 된 변리사가 재판 기일에 출석하는 경우에는 변호사와 함께 출석해야 한다’는 조항을 신설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대해 이 협회장은 변리사들이 자기 전공 분야에 대해 전문성이 있는 점을 지적하며 “(개정안 논리대로라면) 건축사들은 건축 분쟁 소송, 의사들은 의료 소송, 수의사들은 동물 분쟁 소송을 대리해야 한다. (변호사의) 소송대리 제도 자체가 붕괴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판은 크게 보면 ‘사실 인정’과 ‘법리 적용’이란 과정을 통해 결론을 도출하는 겁니다. 기술적 사항은 전자에 속하죠. 복잡한 기술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기술 개발자입니다. 이 사람들이 법정에 나와 진술하면 돼요.

 

또 변리사들이 특허 출원을 하기 전, 선행 기술 조사를 해요. 의뢰를 받은 기술적 사항이 이미 특허로 등록됐는지, 누구나 다 사용하는 공지의 기술인지 말이죠. 공지의 기술은 특허 등록이 되더라도 무효 심판으로 가면 무효가 됩니다.

 

그런데 선행 기술 조사가 정확히 이뤄지지 않습니다. 변리사들의 특허 출원 업무에 대한 신뢰도가 그다지 높지 않아요.”

 

특허청 지식재산 통계 연보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특허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특허청 특허심판원에 청구된 심판 사건 인용률은 50%가 채 되지 않는다.

 

◆“실익도 없어…특허 심결 취소소송 대리권 폐지해야”

 

이 협회장은 특허 분쟁 절차를 설명하며 “변리사들에게 공동 소송대리권을 부여할 실익도 없다”고 반박했다.

 

“특허 분쟁이 발생하면 법원에 소송이 제기되는 동시에 특허심판원에 무효 심판이나 권리 범위 확인 심판이 청구됩니다. 이와 별도로 특허법원에 제기되는 침해 소송(항소심)이 있어요.

 

사실 인정, 특허의 기술적 사항에 대한 판단이 나와야 법리 적용을 거쳐 판결이 나오게끔 돼 있어서, 대부분 특허 소송에선 특허심판원 심판 절차가 먼저 진행됩니다. 이런 절차는 변리사들이 독자적으로 수행하고 있어요. 변리사가 판사 앞에서 기술적 사항을 설명해야 되는 필요가 없는 겁니다. 만약 변리사들이 공동 소송대리권을 인정받으려 하면 그런 특허 심결 취소 절차상 대리권부터 폐지돼야 해요.”

 

이 협회장은 “세계 최고 기술 선진국인 미국은 변리사(Patent Agent)에게 소송대리권을 부여하지 않는다”면서 용어 사용의 문제도 꼬집었다. 대한변리사회가 변리사 영문 명칭으로 ‘Patent Attorney’를 쓰는데, 특허 대리인을 뜻하는 ‘Patent Agent’를 쓰는 게 맞는다는 설명이다.

 

“미국의 Patent Attorney(특허 변호사)는 로스쿨을 나와 (변호사) 시험을 봐야 합니다. 그런데 변리사들이 (영문 명칭으로) Attorney를 써서 소송대리까지 할 권한이 있는 것인 양 확장해석 하고 있는 거예요.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영문본이 Attorney를 오용한 게 발단이 됐습니다. 행정사들도 Administrative Attorney라고 해 대한행정사회에 시정을 요구한 상태입니다.”

 

대한변리사회는 유럽연합(EU)과 영국, 일본에선 변리사를 Patent Attorney라 한다고 말한다.

 

이종엽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이 지난 7월21일 서울 강남구 변협회관에서 세계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법률 플랫폼, 시장에 부정적 영향…국민 피해 우려”

 

이 협회장은 로톡과의 갈등이 ‘밥그릇 싸움’이란 지적에 대해서는 광고 속 변호사 경력 검증 시스템 미비 등을 들면서 “결국 국민들이 피해를 보게 되고, 법률 시장이 6조원대로 작은 우리나라엔 법률 서비스 플랫폼이 맞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가장 우려스러운 건 (로톡이) 배달의민족이나 카카오택시처럼 시장에서 1등 업체로 자리 잡은 다음 외국 업체에 매각되는 상황입니다. 법률 시장에 상당히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나아가 법률 시장 주권이 해외 자본으로 넘어가는 사태를 막을 수 없습니다. 그 점은 법무부도 전부터 우려하고 있는데 방법이 없는 거죠. 민간 또는 해외 자본이 인수하겠다고 나오면 어떻게 막겠습니까.”

 

로톡 운영사인 로앤컴퍼니에 따르면 2014년 로톡이 출시된 이후 8년여간 누적 법률 상담 건수는 74만건이다. 지난해 로톡을 통한 변호사의 수임 거래액은 4735억원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이 협회장은 법률 시장의 ‘공공성’을 강조하면서 “법률 시장이 상업화돼 오염되면 재조, 즉 법원과 검찰까지 오염된다”고 우려했다. 변협이 대안으로 변호사정보센터인 ‘나의 변호사’를 만든 이유다.

 

같은 맥락에서 변협은 변호사시험 합격자 감축을 주장한다. 변호사 과잉 공급은 저가 경쟁, 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변호사가 한 사건에 충실히 투여할 수 있는 시간과 노력이 제한돼 있지 않습니까. 실제로 사건을 수임하고 제대로 처리를 안 해 징계받는 변호사들이 많이 있습니다. 경쟁이 치열하니 포털 사이트 같은 데 많이 광고해 사건을 수임해 놓고 불성실한 변론을 하게 되는 거죠.

 

그 피해가 고스란히 소비자, 국민들에게 가는 겁니다. 그래서 로스쿨 입학 정원을 시장 상황에 따라 좀 융통성 있게,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어야 합니다.”

 

2022년도 제11회 변호사시험 합격자는 1712명에 달했다. 변협은 법무부에 1200명 이하로 할 것을 촉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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