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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초등 취학연령 만 5세 하향 철회해야”…교육부도 “폐기될 수 있어”

입력 : 2022-08-03 09:06:20 수정 : 2022-08-03 23: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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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학연령 하양, 모든 가능성 열어놓고 논의”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오른쪽)이 2일 종로구 정부 서울 청사에서 열린 학제 개편안 관련 학부모 단체간 담회 종료 후 한 학부모단체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은 정부의 ‘취학연령 하향’ 정책에 대해 “한 사람의 인생을 결정하고 나라의 미래를 준비하는 교육정책을 대통령의 지시 한 마디에 따라 일방적으로 추진해선 안 된다”라고 철회를 요구했다.

 

이와 관련 교육부는 학제개편 발표 후 불과 나흘 만에 정책을 폐기할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대통령실도 “아무리 좋은 개혁도 국민 뜻을 거스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육계는 물론이고 학부모, 정치권까지 전방위적으로 거센 반발이 이어지자 철회를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입장으로 한발 물러선 것이다.

 

이 의원은 2일 페이스북에 “우리 아이들이 가장 먼저 또래를 만나고 학습하는 유·초등 단계 교육은 백년지대계의 초석”라며 철회를 요구했다.

 

이 의원은 “정부가 취학 연령을 앞당기는 내용의 학제 개편을 추진하며 교육 현장은 물론, 당장 돌봄 부담이 늘어날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큰 혼란이 일고 있다”며 “대통령 공약에도, 국정과제에도 없던 학제 개편을 학부모, 교사, 교육청과의 협의 없이 졸속으로 추진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그는 “정부 계획대로라면 불과 3년 뒤 만 5살, 6살이 동시 입학을 시작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인프라가 준비되어 있는지 의문”이라며 “일단 초등교사와 부모 모두의 돌봄 부담이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이는 워킹맘, 워킹대디의 경력 단절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고 특정 시점에서 학생 수가 늘어남에 따른 교사 수 확대, 교실 확충 등 재정 투입도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산업 인력 양성에 치우친 교육철학도 문제”라며 “이미 유·초중등 교육에 쓰이는 교부금 3조를 삭감해 반도체 교육에 투입하겠다는 정부 계획이 큰 비판을 받고 있는 데 아이들을 단순 생산인구로만 대해서야 되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경찰국에 이어 학제 개편까지, 다양한 당사자들과의 사회적 합의 없는 일방적인 정책 추진이 반복되고 있다”며 “교육 격차를 해소하고 미래 교육의 방향을 설계하는데 함께 머리를 맞대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한편 교육부는 거센 반발 여론에 한발 물러서며 정책이 폐기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학부모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열고 “국민이 정말 원하지 않는다면 정책은 폐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열린 자세로 공론화 거쳐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책적 해결 방안을 찾겠다”고도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의 교육공약이나 교육부의 국정과제 등에서도 전혀 언급되지 않았던 ‘메가톤급’ 학제개편안이 사전 예고나 협의 과정도 없이 발표된 직후부터 교육관련 단체, 학부모, 교사들 사이에서 거센 반발이 일었다.

 

교육·시민사회 단체들로 구성된 '만 5세 초등취학 저지를 위한 범국민연대'(범국민연대)는 지난 1일부터 이틀 연속 용산에서 수백여명이 모여 집회를 벌였으며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도 시도교육청 등지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다.

 

교원단체와 유아교육단체, 관련 학회, 정치권에서도 나흘간 잇따라 성명이 발표됐다.

 

이들은 만 5세의 입학이 유아 발달단계에 맞지 않고 해당 연령대 학생들의 대입·취업경쟁을 심화하며 사교육을 조장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맞벌이 가정 등의 돌봄 공백 등 사회적 여파가 클 것으로 예상되며 세계적 추세에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이들은 무엇보다 교육부가 대한민국 모든 가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민감한 정책을 충분한 의견 수렴 과정도 없이 느닷없이 발표한 뒤에 밀어붙이려는 모양새를 취했다는 데에 분노를 표출했다.

 

여론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교육부 안팎으로 진화에 나서려는 움직임이 감지됐다.

 

이처럼 논란이 거세지자 교육계에서는 반대 여론이 워낙 비등한 만큼 정부가 실제 정책을 철회하기 위한 일종의 ‘퇴로’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교육부 관계자는 “여러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므로 부총리가 거기(철회)까지 가능한 대안으로 원론적인 답변을 한 것”이라며 “정책 추진 과정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한다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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