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정확히 진단한 후 질환에 맞는 치료 받아야

소변이 불그스레하거나 피가 섞여 나오는 증상인 혈뇨는 소변에 비정상적인 양의 적혈구가 섞여 배설되는 증상이다. 이는 사구체 손상이나 요로결석, 방광암․콩팥암 등 건강상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는 신호일 수 있다.
혈뇨는 심한 운동이나 외상, 감염, 혈액, 신장 질환, 약물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발생한다. 따라서 정확한 진단을 한 후 그에 맞는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는 조언한다.
혈뇨로 병원을 찾으면 요검사, 요세포 검사, 방광 내시경이나 필요에 따라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 영상장치(MRI) 같은 영상 검사를 받는다. 남성은 전립선특이항원(PSA) 검사를 추가할 수 있다.
1일 의료계에 따르면 신장(콩팥)은 혈액 속 노폐물을 걸러내 소변으로 배출할 수 있도록 하는 기관이다. 신장 속 사구체는 노폐물을 거르는 핵심 필터로, 혈액 속 전해질 농도나 혈압을 조절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사구체는 고혈압, 당뇨 뿐 아니라 면역질환 등 다양한 이유로 손상될 수 있다. 소변을 보는데 거품이 많거나(단백뇨) 갈색 혹은 피와 비슷한 색이 보이면 사구체에 이상이 생긴 사구체신염은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 정도가 심하지 않아 아무 조치 없이 두어 증상이 오래 지속될 경우 ‘만성신염 증후군’으로 발전할 수 있다.

사구체는 한번 손상되면 회복되지 않고 소실된다. 사구체 숫자가 감소하면 만성신장질환으로 진행할 수 있다.
이상호 강동경희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사구체신염은 조기 발견 후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투석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되지 않는다”라며 “하지만 치료시기를 놓치고 방치하면 만성 콩팥병으로 발전해 평생 투석을 받거나 콩팥 이식이 필요한 말기신부전까지 진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요로결석은 소변이 만들어져 수송․저장․배설되는 길(요로)에 돌이 생기는 현상이다. 소변에 칼슘 및 여러 성분이 뭉쳐서 커지면서 만들어진다. 요로결석 환자의 90% 이상이 미세혈뇨를 보이는데, 5~10%는 육안으로 혈뇨가 관찰될 때도 있다. 만약 급성선통과 함께 혈뇨가 나타나면 요로결석을 의심할 수 있다.
무더운 환경에서 땀을 많이 흘리고 수분 섭취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수분 손실로 결석 생성이 촉진된다. 또 여름철 햇볕에 많이 노출돼 비타민D 생성이 활성화돼도 결석 위험이 증가한다. 결석 크기가 4~5mm 이하면 60~80%가 수분 섭취와 약물 치료로 자연 배출된다. 크기가 6mm 이상이거나 위치가 상부 요관이면 몸 밖에서 충격파를 발사해 결석을 부순 뒤 자연 배출되도록 유도한다.

박형근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요로결석 환자의 30~50%가 5년 이내에 재발한다. 요로결석 예방의 핵심은 수분 섭취다. 하루 2~3L 정도의 수분을 섭취하면 요로결석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방광암이나 신장암 등 비뇨기 관련 암에 걸려도 혈뇨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방광암 환자의 약 85%는 혈뇨를 보인다. 소변이 빨갛게 보일 수도 있고 짙은 갈색이나 검붉은 색으로 보일 수도 있다. 다만 혈뇨 증상 환자 중 실제 방광암이 원인인 경우는 약 12% 정도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장암 환자에서도 혈뇨가 나타난다. 서준교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초기 신장암은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지만, 매우 심한 신장암 환자라면 소변에 육안으로 확인되는 피가 섞여 나오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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