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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제 개편안’ 반발한 유치원교사노조 위원장 “현장의견 수렴절차 없어. 분노 일 정도로 황당”

입력 : 2022-08-01 10:49:35 수정 : 2022-08-01 12:5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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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다솜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동조합 위원장 “급작스럽게 정책 발표할 거라 상상도 못해”
교육부, 지난달 29일 업무계획에서 초등학교 입학 연령 1년 낮추는 학제 개편 방안 추진 밝혀
교사노동조합연맹, 성명에서 “아동 발달 단계와 교육과정 고려하지 않은 정책”
윤석열 대통령(오른쪽)이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서 부처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르면 2025년부터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만 6세에서 만 5세(한국 나이 7세)로 낮추겠다는 교육부의 학제 개편안 발표에 일선 교육 현장에서는 “말도 안 되는 정책”이라며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조기취학을 정책으로 사용한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강한 비판이 나왔다.

 

박다솜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동조합 위원장은 1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저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굉장히 많은 분노가 일 정도로 황당한 반응이 대부분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서 유아 의무교육을 제안하며 조기취학을 해야 한다는 뉘앙스의 기사 발표로 약간 떠보는 게 있어 움직임이 이상하다는 생각은 했다”며 “현장에서 의견을 수렴하는 등의 절차가 없었기 때문에 급작스럽게 정책을 발표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달 29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한 새 정부 업무계획에서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1년 낮추는 학제 개편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르면 2025년부터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6세에서 만 5세로 낮추는 학제 개편안으로, 사회적 합의를 거치게 된다면 1949년 ‘교육법’ 제정 후 76년 만에 처음으로 대한민국의 학제를 바꾸는 것이어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교육부는 지속적으로 대국민 토론회와 공청회 등을 거쳐 여론을 수렴하고 공감대를 이뤄나갈 방침이지만, 학제 개편 이슈를 둘러싼 학부모들의 우려도 크고 관련 교육단체의 반발도 거센 분위기인데다가 무엇보다 학제 개편은 초중등교육법 개정을 거쳐야 하는 사안이어서 국회에서 통과할 수 있을지도 장담하기 어려워 보인다.

 

박 위원장은 취학연령 하향 배경으로 언급되는 ‘교육격차 해소’, ‘저출산 해결’, ‘아동의 향상된 지적능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우선 교육격차 해소에 관해 ‘취학 전 조기교육으로 인한 격차를 해소하겠다는 발상 아닌가’라는 진행자 말을 듣고는 “정말 그 이유를 원한다면 유아교육을 공교육화하고 유아교육 체제를 의무교육 체제로 바꿔나가면 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OECD 2021년 보고서에 보면 교육효과 증대를 위해 의무교육 연령을 낮춰 유아기 교육을 의무교육화 해나가는 논의가 필요하고, 실제로 그렇게 하는 국가도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을 기울이는 등 유아교육 체제 개편 의지가 정부에 전혀 없다면서, 현행 체제에서 쉽게 가려는 ‘경제적 효율성’ 위주로 따지는 바람에 이러한 정책이 나왔다고 주장을 펼쳤다.

 

같은 맥락에서 ‘저출산 해결’이라는 뒷배경에도 학제 개편을 경제적 논리로 본 시선이 있다고 분석했다. 입직연령을 낮춰 생산가능 인구를 늘리는 것은 불 끄기식 미봉책이라는 지적을 더하면서다. 박 위원장은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세상은 양육자가 가정으로 돌아갈 수 있게 과도한 근로시간을 조정하고 열악한 노동환경도 개선하며, 차별 없이 나은 세상이 되는 정책을 만들어야 올 수 있다”면서 이러한 해결책을 왜 정부가 모르냐고 개탄했다.

 

아울러 아동의 지적능력 향상을 놓고는 “조기에 사교육하는 가정이 많아 아이들이 좀 더 안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이들의 발달시기가 빨라진 게 아니다”라며 “만 5세는 아직 만 5세이고 놀이를 통해서 배워가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2009년 9707명이었던 만 5세 조기입학 집계치를 언급한 뒤에는 “(그 이후로) 계속 줄어들고 학부모님도 (아이들의) 적응에 어려움이 있을까 (생각해) 원하지 않는다”며 “왜 이런 정책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초등학교 입학 연령 하향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교사노동조합연맹도 이날 성명을 내고 “입학연령을 1년 낮추겠다는 발상은 아동 발달 단계와 교육과정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고 본다”며 “교사노조를 비롯한 교원단체 등 교육계의 의견수렴을 전혀 거치지 않은 점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유아와 초등 교육의 전문성을 모두 무시하는 교육 무지 정책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교육 현장을 정책 실험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시각이 드러나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교육 당국은 아동 행복과 성장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며 취학연령 하향 정책의 철회를 강력히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지난달 31일 정부의 학제 개편안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민주당 강득구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초등학교 입학 연령 하향은 전 국민 ‘패싱’”이라며 “대통령은 일방적인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강 의원은 “이 정책은 정부에서 30년 전부터 추진했지만 이미 실패한 것으로 결론이 났다”며 “(김영삼 정부 당시) 일부 학부모들이 아이를 초등학교에 조기입학 시켰지만, 부적응 등 상처만 남긴다는 것을 직접 경험하고 조기입학 수는 급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적으로도 영국 정도를 제외하고 만 6세 진학이 대세고, 유치원 의무교육을 늘려가는 추세”라고 부연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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