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가치투자가로 유명한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사진)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강 회장의 차명 투자 의혹을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기검사에서 강 회장의 차명을 통한 자기매매가 의심되는 정황을 포착해 제재를 위한 조치안을 마련하고 있다.
금감원은 강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업체 원더플러스에 본인 자금을 대여해준 뒤 법인 명의로 자산운용한 행위를 일종의 차명 투자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유오피스 운영업체인 원더플러스는 강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회사로, 2대 주주로는 강 회장의 딸이 올라가 있다.
금감원은 정기검사를 마친 뒤 제재심의위원회에 안건을 부의하기 위한 제재 조치안을 마련하는 중이다.
앞서 강 회장은 이달 열리는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직과 회장직을 내려놓기로 했다.
지난달 29일 강 회장은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홈페이지에 “지난 23년간 에셋플러스에서 맡았던 제 소임을 다하고 떠나고자 한다”며 “오래전부터 계획했던 일이었고 이제는 때가 된 거 같아 어렵지만, 결단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개인적으로 제2의 인생을 그동안 꿈꿔왔던 끼 있는 투자자의 발굴과 교육, 유능한 펀드매니저의 양성 등 사회와 자본시장에 더 기여할 수 있는 곳에 남은 열정을 쏟고자 한다”고 전했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운용총괄(CIO)은 앞으로 정석훈 전무가 맡는다. 새 등기이사엔 고태훈 국내운용본부장과 강 회장 아들인 강자인 헤지펀드 팀장이 선임된다.
강 회장은 국내 가치투자 대가이자 1세대 펀드매니저다. IMF(국제통화기금) 외환 위기 때 1억원으로 156억원을 번 주식의 대가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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