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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기념품·여가비에 수백억… 혈세로 떠받치는 ‘공공의 짐’ [심층기획-재무위험 빠진 공공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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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7-31 18:00:00 수정 : 2022-08-01 12:5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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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빚덩이’ 재무제표

2021년 14개 기관 복리후생비 1486억
1인당 151만원… 여가비 11% 차지

직원 1인당 평균 보수액 8430만원
대기업·中企보다 35% ·176% 높아

문어발식 출자 따른 재무부담 가중
신규채용 등 인건비 증가도 ‘한 몫’

공공기관은 어쩌다 ‘공공의 짐’이 됐을까. 보수와 진보를 떠나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한목소리로 공공기관 개혁을 외쳤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 치르는 연례행사가 됐을 정도다. 방만경영·철밥통·성과급 잔치 등 공공기관을 차갑게 바라보는 국민의 시각이 개혁의 동력으로 작용했다. 그럼에도 공공기관은 그다지 변하지 않았다. 지난해 기준 350개 공공기관의 인원수는 44만명으로 늘었고, 빚은 583조원이 넘는다. 150%가 넘는 부채비율은 일반 기업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수치다. 윤석열정부도 개혁의 칼을 꺼내들었다. 정부는 14개 기관을 재무위험기관으로 지정하고 ‘특별관리’에 나섰다. 이들을 시작으로 전체 공공기관을 개혁하겠다는 뜻이다. 이에 세계일보는 이들 14개 기관의 재무상태와 방만경영 실태를 들여다보고, 공공기관의 개혁 방향에 대해 3회에 걸쳐 살펴본다.

14개 재무위험 공공기관들이 불안정한 재무상황에도 지난해 임직원 복리후생을 위한 문화여가비·행사지원비·기념품비에만 260억원이 넘는 돈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공공기관에선 수억원의 예산을 들여 임직원들에게 기념품을 제공하기도 했다. 재무위험기관 직원들의 평균 임금은 전체 공공기관은 물론 대기업보다도 높은 수준이었다. 게다가 재무위험에도 인건비 부담은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공공기관이 ‘부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다.

 

◆체련장 운영에 43억원·임직원 기념품으로 6억원 ‘펑펑’

 

31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14개 기관의 예산상 임원·정규직 복리후생비(사내복지기금 제외)는 총 1486억원으로, 1인당 151만원 수준이다.

 

전체 복리후생비 중 문화여가비는 161억8925만원으로 11%를 차지했다. 한국전력공사는 성수기체련장(임차) 운영에 43억9495만원을, 서클활동보조비에 5억4457만원을 썼다. 한국중부발전과 한국동서발전의 경우 ‘하계휴양소’ 부문에 각각 3억2870만원, 4억3319만원이 사용됐다.

 

행사지원비에는 총 81억2805만원이 투입됐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체육 및 사·노조 창립행사 등에 8억2337만원을, 한국가스공사는 창립기념행사와 체육행사지원에 1억3106만원을 할애했다. 복리후생비 중에서 기념품비로 쓰인 금액은 20억5656만원이었다. 한국지역난방공사의 경우 지난해 임원과 정규직 직원에게 총 6억906만원의 기념품을 지급했다.

 

세계일보가 지난해 합병한 한국광해광업공단을 제외한 13개 재무위험기관의 최근 5년(2017∼2021년)간 복리후생비 중 문화여가비와 행사지원비, 기념품비, 선택적복지제도, 기타 부문만 따로 떼어내 합한 결과 총 5858억원에 달했다. 매년 1171억원가량의 예산이 이들 부문에 쓰인 것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공기업이 공공성과 수익성이라는 두 가지 밸런스를 잘 맞춰야 되는 건 사실이지만, 그동안에는 너무 그들만의 잔치를 벌였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기능적인 측면과 조직·인력·예산·복리후생 등이 계속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임직원 연봉, 전체 공기업 평균보다 높아

 

재무위험기관의 수장 및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전체 공공기관 평균을 상회했다. 14개 기관장의 지난해 말 평균 연봉은 1억9812만원으로, 전체 공공기관장의 평균 연봉(1억8072만원)보다 1740만원(9.6%) 높았다. 대한석탄공사·가스공사·광해광업공단·한국석유공사·한국철도공사(코레일)·LH 기관장의 연봉은 전체 공공기관장 평균보다 낮았지만, 한전과 발전 자회사, 한국지역난방공사 기관장의 연봉이 모두 2억원을 넘기면서 평균치를 높였다.

 

14개 기관의 직원 1인당(일반정규직) 평균보수액은 지난해 8430만원으로, 전체 공공기관 평균보수액(6976만원)과 비교해 1450만원가량 높다. 일반 사기업과 비교해도 이들 기관의 연봉은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통계청이 지난 2월 발표한 2020년 기준 대기업 평균 보수(6348만원) 및 중소기업 평균 보수(3108만원)와 같은 해 재무위험기관의 평균 보수(광해광업공단 제외)를 비교해보면, 재무위험기관 직원 연봉이 각각 35%, 175.7% 높다.

◆높은 차입금의존도에 인건비 부담 급증

 

재무위험기관들의 차입금의존도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차입금의존도란 총자산 중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수치가 낮을수록 해당 기업의 재무구조와 수익성 등이 좋은 것으로 평가된다. 석탄공사의 지난해 말 차입금의존도는 227.2%로 10년 전인 2012년(211.1%)보다도 더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한전의 차입금의존도는 역시 2012년(37.1%)보다 3.1%포인트 높은 40.2%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 이들 기관이 출자한 회사(재출자 제외)는 총 775곳으로, 문어발식 출자에 따른 재무 부담이 경영 위험으로 돌아올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경영 성과가 부진한 출자회사들은 정비한다는 방침이다.

 

인건비 증가세도 재무위험기관 경영 부담에 한몫하고 있다. 광해광업공단을 제외한 13개 기관의 2017년 총 인건비는 7조2366억원에서 지난해 8조3963억원으로 1조원가량 늘어났다.

 

이 같은 인건비 증가에는 재무위험기관들이 최근 5년간 2만명 넘게 신규 채용에 나선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재무위험기관들이 최근 5년간 신규 채용(임원·일반정규직)한 인원은 2만8179명으로, 같은 기간 전체 공공기관 370곳(부설기관 20곳 포함)이 신규 채용한 인력의 18.1%에 달했다. 이들 기관이 높은 부채 비율과 경영 악화에도 신입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채용 확대 및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을 강조한 전임 문재인정부의 정책 기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강진 기자, 세종=안용성·이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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