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나라든지 그 나라를 대표하는 건축물이나 문화재가 있기 마련이다. 프랑스 파리 에펠탑이나 미국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 이집트 피라미드가 그렇다. 20세기 들어 건설되기 시작한 초고층 빌딩도 랜드마크 역할을 수행한다. 1931년 완공된 뉴욕의 심장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을 필두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 싱가포르의 마리나 베이 샌즈, 태국 방콕의 마하나콘 등이 유명하다.
여행객들이 처음 있던 장소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하는 표식을 뜻하는 ‘랜드마크’(landmark)는 이제 나라와 도시를 대표하는 건축물이나 조형물 등을 지칭하는 말로 쓰인다. 막대한 경제적 효과는 물론, 도시 이미지 제고 등 무형의 가치 창출에 기여해 세계 주요 국가들이 앞다퉈 랜드마크 조성에 나선다.
랜드마크도 그 시대상을 반영한다. 최근 트렌드는 미래다. 뉴욕 여행의 성지로 불리는 ‘허드슨 야드’(Hudson Yard)가 대표적이다. 오랫동안 버려졌던 철도 부지가 생동감 넘치는 예술 관광단지로 화려하게 변신 중이다. 허드슨 야드 건설은 1930년대 록펠러센터 준공 후 80년 만에 시행한 최대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로 2025년까지 250억달러(약 28조원)가 투자된다. 전망대 ‘베슬’(Vessel)과 건물 자체가 움직이는 종합예술센터 ‘더셰드’(The Shed)는 특별함 그 자체다. 야외 스카이데크 ‘에지’(Edge)는 뉴욕에서 가장 핫한 명소로 등극했다. 럭셔리 호텔과 쇼핑센터까지 허드슨 야드의 모든 것이 미래를 말한다.
서울 한복판에 있는 용산 철도정비창 부지 개발 사업이 약 10년 만에 재추진된다. 그제 서울시는 이곳에 롯데월드타워(123층)보다 높은 초고층 건물을 세우는 등 서울의 랜드마크로 개발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용산정비창 부지의 국제업무지구 개발을 필두로 유엔사 및 캠프킴 부지 복합개발 등 대형 개발 프로젝트가 줄을 이을 예정이다. 강북과 강남으로 나뉘던 서울 부동산 지형에 변화가 불가피하다. 용산공원, 용산∼광화문 국가상징거리 조성까지 마무리되면 서울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로 부상할 수 있다. 아직 서울의 스카이라인은 그닥 미래적이지 않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