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자폐증이나 조현병 등 뇌 발달 장애로 인한 질환을 일으키는 새로운 유전자 변이를 발견했다. 뇌 발달 장애 치료에 새로운 연구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는 뇌과학과 엄지원·고재원 교수 공동연구팀이 뇌 신경 회로 통합작용을 조율하는 ‘흥분성 시냅스’를 활성화하는 데 관여하는 유전자 변이를 발견했다고 26일 밝혔다. 앞서 연구진은 슬릿트랫(Slitrk) 시냅스 접착 단백질군이 흥분성과 억제성 시냅스 발달에 관여하는 핵심 인자임을 규명한 바 있다.
신경세포 간 신호를 전달하는 시냅스는 흥분성 시냅스와 억제성 시냅스로 구분된다. 두 시냅스가 서로 협력하며 균형을 유지하는데 균형이 망가지면 뇌 발달 장애, 정신 질환, 퇴행성 뇌 질환 등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연구진은 흥분성과 억제성 시냅스 발달에 관여하는 시냅스 접착 단백질군 ‘슬릿트랙’을 규명하고 이 중 ‘슬릿트랙2’ 단백질이 흥분성 시냅스 형성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찾아냈다.
슬릿트랙2 단백질에 유전자 변이가 생기면 조현병이나 자폐증, 지적장애 등이 생긴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전자 변이가 어떻게 슬릿트랙2 단백질 기능에 영향을 줘 뇌질환을 유발하는지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뇌 발달 질환자들을 대상으로 ‘엑솜시퀀싱’을 진행했다. 전체 DNA 영역 중 단백질을 암호화하는 부분인 엑솜 영역의 염기서열만을 분석하는 방법이다. 이를 통해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다양한 슬릿트랙2 유전자 변이를 검출하고 이 변이들이 슬릿트랙2 단백질 구조와 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분석 결과 일부 변이는 슬릿트랙2 단백질이 세포막에서 제대로 발현하지 못하게 기능을 망가뜨려 흥분성 시냅스의 기능을 저해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뇌 발달 질환과 연관되는 변이들은 모두 트랙B 수용체 발현과 활성을 비정상적으로 변형시켰다. 트랙B 수용체는 뇌에서 분비돼 뇌의 해마 신경 생성을 촉진하는 BDNF 인자와 함께 작동해 시냅스 발달을 매개하는 중요 단백질이며 자폐 등 뇌 발달 질환과의 연관성도 잘 알려져 있다.
따라서 슬릿트랙2 단백질과 트랙B 복합체를 타깃으로 한 뇌 발달 질환 치료 전략 수립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엄지원 뇌과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해외 임상유전학자들과 협업해 슬릿트랙2 유전자에 문제가 생겨서 X 염색체 연관 지적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는 핵심적 증거를 제시한 첫 논문”이라고 밝혔다.
고재원 교수는 “슬릿트랙2-트랙B 복합체가 관련 뇌발달질환의 중요한 바이오마커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하며, 현재 관련 후속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DGIST 뇌과학과 한경아 연구교수, 김동욱 석박사통합과정생, 장규빈 석사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국제 전문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Nature Communications)’에 7월 15일자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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